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포항 유전 개발' 발표에 국내 북극항로의 최전진기지인 영일만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일만항에서 실린 석유·가스가 북극항로를 타고 세계로 뻗어나가 대구경북 도약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항 유전 개발+북극항로+영일만항='엄청난 경제효과'
정기적으로 해상 항로를 운송하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 등에겐 시간은 곧 돈이다. 거리가 단축될수록 운송시간은 줄어들고 그만큼 수익이 늘어난다. 화주사의 입장에서도 거리가 짧을수록 치러야 하는 돈이 줄어 이익을 높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북극항로는 현재 해상 운송로 중 한국에게 가장 이득이 된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부산을 기준으로 수에즈운하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의 거리는 약 1만5천㎞에 운항일수는 40일에 달한다. 부산~남아프리카 공화국 희망봉~로테르담까지 거리도 이와 비슷하며 운항일수는 약 30일이다.
그러나 부산에서 북극항로를 통하는 해상 운송로가 생기면 기존보다 거리는 2천㎞ 줄고 운항 일수는 약 22일로 단축된다.
화물을 운송하는 선사는 물론 화주에게도 모두 이익이 되는 항로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선주·화주사들은 이 항로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안정된 운송로가 개척되길 바라고 있다.
여기에다 북극항로는 화약고와 같은 홍해의 수에즈 운하, 사람의 힘으로 해결 불가능한 기후 문제에 놓인 파나마 운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만약 포항 유전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북극항로를 따라 운송하게 되면 가장 안전하게 가장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된다.
경북 한 화주사는 "한국의 물류 동맥이 툭하면 문제가 생겨 피해를 입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대책이 북극항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유전, 침체되던 영일만항~북극항로 사업 분위기 반전 이룰까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2010년 북극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녹아 해상 운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되자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갖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 현대글로비스의 대형 선박을 시작으로 2개 선사와 2개 화주사가 6번에 걸쳐 북극항로 시험운항을 진행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는 여천NCC에서 수입하는 나프타 4만4천t을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에서 전남 광양항까지 화물선으로 실어 날랐다.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였다면 2만2천여 ㎞를 운항해야 했겠지만 북극항로를 통해 1만5천여 ㎞로 거리가 줄었다. 운항일수도 40일에서 29일로 줄어 북극항로가 경제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북극항로 개척 움직임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범운항 이후 추가 운항을 위해 정부가 참여 선사 등을 모집했지만 딱히 반응이 없자 사실상 이 계획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시들해진 인기에 최근까지 운영되던 대통령실 소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도 와해되는 등 민간에 이어 정부의 관심도 점차 줄었다.
한 관계부처 공무원은 "현재 각 부처에서 북극항로와 관련해 실행하는 것은 없고, 논의만 진행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유전 개발 계획'에 다시 북극항로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에서 막대한 양의 유전이 개발돼 석유와 가스가 쏟아지면 이를 국제시장에 내놓을 통로가 필요한데 영일만항~북극항로를 통해 이어지는 항로가 잘 닦이게 되면 최대 이익을 노릴 수 있다"며 "이미 세계 강대국들은 북극항로를 운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도 이에 발맞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 한 화주사는 "현재 북극항로에는 정박할 항만시설이 부족하고 러시아 등 관련국의 통행 허가 등 걸림돌이 있지만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또 러시아는 최근 2035년 본격적인 북극항로 시대를 열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는 등 한국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국제무대에서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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