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 "불교가 호국·국가 발전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역할 고민"

"팔공산은 동화사와 한 몸 같은 영산(靈山)"
23호 국립공원 지정 기여 '국민훈장'…'사명대사 조명사업' 내년 완공 목표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은 동화사와 한 몸 같은 영산(靈山)으로, 팔공산에 산재한 문화유산과 자연생태계가 철저히 보존될 수 있도록 주인의식을 갖고 더욱 각별히 노력하겠습니다."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 5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의 수훈 소감이다. 국민훈장 무궁화장은 국민훈장 5개 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승려 중 역대 무궁화장을 수여받은 이는 자승스님, 월주스님, 법장스님, 정대스님, 청담스님 등이 있다. 모두 입적 후 받았고 생전에 받은 경우는 의현 대종사가 처음이다.

의현 대종사는 지난해 3월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으로 추대된 이후 총림 대중들을 지도하며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동화사를 품은 팔공산은 제23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의현 대종사는 팔공산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라고 강조했다. 예전 개인 소유로 돼있던 팔공산 동쪽 2만㎡ 상당의 땅을 되찾아 대한불교조계종 소유로 등기하고, 다른 곳에서 관리하던 갓바위 약사여래불을 조계종으로 모시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우연의 일치지만 갓바위 약사여래불을 조성한 이도 대종사와 법명이 같은 신라시대 의현스님이다.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
팔공총림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

의현 대종사는 이번에 팔공산 등 환경보전에 대한 공로 외에도 한국불교 발전 및 전통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도 인정받았다. 조계종 제25대와 26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그는 한국불교 미래 요람인 중앙승가대학교 4년제 정규인가,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인가, 불교방송국 불교텔레비전 개국, 경승제도 도입, 목동 국제선센터 부지 확보, 조계사 도량 정비 등을 주도했다.

호법호국에 관한 의현 대종사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6.25 전쟁 당시 가야산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지켜냈다. 인민군 총사령부가 주둔해 있던 해인사가 유엔군의 폭격 목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행자로 있던 스님이 밀가루 포대를 엮어 대형 태극기를 제작하여 해인사 장경각 지붕을 덮어 미군의 폭격을 막아냈다.

의현 대종사는 개인적으로 남은 가장 큰 염원은 "통일"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총무원장으로 있을 당시 북한의 박태호 불교위원장과 함께 우리 동포들이 거주하는 미국 LA, 뉴욕, 워싱턴 등 대도시를 순방하면서 "우리는 단군 할아버지의 자손이며, 한 핏줄로 태어난 부모형제자매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우리 한민족은 화합하여 통일성업을 성취하며 세계에 우뚝 솟는 통일조국, 세계가 부러워하는 통일조국을 자손만대로 물려줘야 할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교포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의현 대종사는 외국에 나갈 때마다 몽골의 오랜 침략으로 국난을 겪을 때 우리 선조들이 호국호법의 염원을 담아 각조한 고려대장경을 세계 각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전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의현 대종사는 동화사 방장으로 추대된 후에는 호국불교의 상징인 '사명대사 조명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모집해 왜군과 싸웠고, 동화사에 승군지휘본부를 설치하고 팔공산성 등을 축조했다. 이런 사명대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동화사는 사명조사 조명사업을 국비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내년 완공이 목표다.

대종사는 "사명대사 박물관·수장고와 체험관 및 교육관을 호국정신을 함양하는 참 교육장소로 온 국민에 제공할 것"이라며 "불교가 호국,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으며 남북한 통일에도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