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정부 통일부 장관 출신 정동영, 북러조약 대응 용산에 "尹 안 보여, 국가안보를 게임하듯"

윤석열, 정동영. 연합뉴스
윤석열, 정동영. 연합뉴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참여정부 통일부 장관 역임 및 대북 특사를 가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한 이력을 가진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북러 밀착에 따른 대응으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 의사를 밝힌 윤석열 정부를 향해 "벼랑끝으로 몰지 말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정동영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기를 가리키는 참여정부 때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 의장을 겸임하는, 지금보다 좀 더 '급'이 높았던, 부총리급 위상의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또 2005년 6월엔 대북 특사로 평양에 가 김정일 당시 북한 국무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갖기도 했다. 현역 국회의원들 중 손에 꼽히는 '대북통'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의 경험치를 가진 인물인 것.

정동영 의원은 21일 오후 5시 13분쯤 페이스북에 '정부는 한반도 평가를 벼랑끝으로 몰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정부는 20일 북러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경고하는 발표를 했다"고 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북러의 밀착으로 급변하는 정세를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름을 끼얹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2005년 6월 17일 평양에서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면담을 가진 후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05년 6월 17일 평양에서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면담을 가진 후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우선 정동영 의원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제5조 1항의 평화국가를 지향하는 헌법정신에 정면배치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구 반대편의 전쟁터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지구 반대편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된다는 것은 온 세상이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새로운 북러조약에 대한 평가와 뒤이은 우크라에 무기지원 재검토 예정과 같은 국가 안보의 중차대한 결정과정에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북러의 새로운 조약이 국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일으켜 동북아 정세의 급변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지난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회의를 대통령이 아니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이 주재했다. 이러고도 국민들이 이 정부에 국가안보를 맡기고 발뻗고 잘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여기에 용산의 고위 관계자는'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일일이 다 가르쳐주는 것보다 러시아 측도 차차 아는 게 흥미진진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살상 무기를 준다, 안 준다를 특별히 말하지 않겠다. 무기 지원은 여러 옵션이 있고 살상이냐 비살상이냐를 떠나 다르게 분류할 여러 방법도 있어서(이다). 미리 답을 줄 필요 없고, 차차 알게 해야 압박이 될 것이다. 오늘 답변드린 것은 대통령에게 보고를 드리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하면서 이에 대해 "마치 국민 안위가 걸린 국가 안보를 게임하듯 장난스럽게 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연실색하질 수밖에 없다"고 대통령실 실무진의 대응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정동영 의원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할 정도의 국가 안보에 대한 용산 고위 관계자의 치기어린 발언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용산의 분위기가 어떠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어서 듣는 국민은 섬뜩할 뿐"이라면서 "우리 국민은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해 한반도 평화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믿는다. 정부는 냉정한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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