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오는 9일 마무리되는 염색산단 이전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서구 지역사회에선 '깜깜이 이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물론, 서구의회에서도 대구시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8일 오전 관련 용역결과 비공개 소식을 미리 접한 서구 주민들은 대구시의 논리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전체 비공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평리5동 주민 이모 씨는 "(이전대상지 등) 공개가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면 된다"며 "이를테면 이전 사업의 경제성이 어떻게 평가됐고, 이전 완료 시점, 후적지 개방 방안 등은 밝힐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서구의회에서도 연구용역 결과 발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동운 서구의회 악취저감대책특별위원장은 "염색산단의 악취 피해를 겪고 있는 서구 주민들에게 연구용역 결과뿐만 아니라 이전 사업의 진행 상황 전반을 투명하게 확인할만한 기회가 계속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종일 서구의원은 "해당 연구용역에는 후적지 개발 방안 등 염색산단 이전 전후로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들이 여럿 들어가 있으니, 대구시는 서구와 그 주민들에게 결과를 알리고 돌아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대구시가 연구용역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이상, 연구용역 결과의 신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업 중단‧백지화 가능성에 대한 주민 불안감을 불필요하게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서구는 공공폐수처리장 지하화 사업, 도시철도 순환선 사업 등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추진되다 여러 차례 백지화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원래 지난 5월에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기로 했던 걸 석 달 미룬 것인데,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한 건 주민 우롱"이라며 "대구시가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는 석연찮은 이유가 있다는 의심이 들만한 상황 아니냐. 연구용역 결과와 이전 사업 진행에 대한 신뢰성이 계속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리뉴타운 주민 권모 씨도 "지역사회에선 염색산단 이전도 마찬가지로 이야기만 나오다 백지화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남아있다"며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라도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그럼에도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전 사업의 경제성과 추진 일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식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염색산단은 현재 조성 중인 군위군 첨단산업단지 부지 일부를 활용해 이전할 예정이고, 첨단산단 추진 일정에 발맞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군위에 만들어질 소형모듈형원자로(SMR)을 활용해 염색산단에 증기를 공급하면 비용절감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회의론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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