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씨는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다투던 중에 상대방에게 손등을 깨물렸다. 상처가 크게 난 A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아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퇴원 후 하루 만에 손에는 심각한 염증이 발생하고 말았다. 상대방이 손등을 깨물면서 상대방 입 안에 있는 세균이 A씨의 손 인대와 관절 안까지 침범해 들어갔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인대와 관절 일부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손가락에 심각한 장애를 입게 됐다.
#2. 친구의 애완견에게 손목을 물려버린 B씨는 병원에서 물린 부위를 소독 후 봉합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틀 만에 고름과 함께 심각한 염증을 앓게 됐다. 그 이유는 바로 개에게 물렸다는 사실을 병원에 미처 이야기하지 않아서 그에 맞는 적절한 소독이나 처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B씨는 세 번의 추가 절제 수술을 받고 결국 손목 뼈의 골수염과 함께 손목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개와 고양이처럼 이빨이 날카로운 동물에게 물려서 다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동물만 사람을 무는 게 아니라 사람도 사람을 무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물렸을 경우에는 생각보다 처치가 간단하지 않다.
◆ 점점 늘어나는 개물림 사고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개 물림 사고로 인한 이송 건수는 한 해 평균 2천243건이었다. 매년 전국에서 2천 건 이상 발생하는 만큼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너무나도 자주 일어나는 사고다.
개나 고양이에게 물리게 되면 단순히 피부가 긁히거나 찢어지는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북 성주군에서 한 60대 남성이 마을 주민이 기르던 개에게 물리는 바람에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하는 사람도 매우 늘고 있다. W병원에 따르면 개에게 물려 이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W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이 자체적으로 집계해 보니 지난해 개에게 물려 병원을 찾아 온 환자는 2022년보다 75.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고, 고양이에게 물려서 다친 환자는 같은 기간 8배 증가했다"며 "동물이나 사람에게 물려서 우리 병원을 찾아 온 환자가 한 해 사이에 2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 사고를 숨겨서 병을 더 키우지 말자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물림 사고'로 수지접합 전문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사고를 숨기거나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아서 병을 더 키우는 경우가 많다.
사고를 숨기는 이유는 사람과 싸우다가 생긴 상처는 건강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에게 물린 경우에는 가해 견주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는데, 견주가 애완동물 관련 보험이나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등에 가입됐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해서 그 과정이 간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물림에 의한 상처인지를 판별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치료가 이루어지면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우상현 W병원장은 "물림 사고는 단순 외상과는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조기에 봉합을 한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된다"며 "개나 고양이 등에 물렸을 때는 반드시 부상의 원인을 의료진에게 사실대로 설명해서 2차로 발생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병원에서 제대로 상처를 세척한 후 치료해야
환자를 문 사람이나 동물의 입 안에 있는 여러 세균들은 물린 상처를 통해 손의 피부나 인대 관절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상처 부위는 물론 주변 관절과 인대 등에까지 심각한 염증을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물린 상처는 유리나 칼에 다친 상처와 달리 절대 상처를 바로 봉합하면 안된다. 사람에 의한 물림은 싸우다가 의도적으로 물어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손등 관절 부분이 상대방 치아 부위에 닿아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사람과 동물에 의한 물림은 감염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봉합 전 철저한 염증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길고양이와 야생고양이는 예방 접종을 받지 않아 더 위험하다.
우상현 W병원장은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과 동물에 의한 물림 상처는 칼이나 유리에 다친 상처와 달리 바로 봉합했을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세척 후 상처를 열어 놓고 1주일 전후 충분히 관찰한 후 감염으로 인한 위험이 없다고 판단될 때 봉합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우상현 W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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