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제3공영도매시장 운영자 선정 둘러싼 농협發 잡음 이어져

안동시, 지난 1년간 진통 끝 '농협법인'포함 운영자 모집공고
농협 조합장, 조합원에 '농협 선정되도록 힘 모아 달라' 문자
A농업회사법인, '농협, 공판장 임대차 협력·대출 약속 무시'
집단행동으로 농협법인 참여 압박한 농민단체협 선정위 참여

안동시 제3 공영도매시장.
안동시 제3 공영도매시장.

안동시가 지난 1년여 동안 안동지역 '농협 조합장협의회', '농업인단체협의회'와 갈등을 겪은 끝에 '안동시 농협청과법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3공영도매시장 운영자 모집에 들어갔지만, 각종 농협 발 잡음이 이어지면서 선정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안동시는 최근 '안동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부류 도매시장법인(도매시장공판장) 선정 계획' 공고를 내고, 최소 자본금 20억원을 기준으로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신청을 받아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이 맘 때 쯤 안동시는 '농산물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도매시장과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농협법인의 참여를 불허하면서 조합원들과 농업인단체들이 현수막을 내거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의회 차원의 조사가 실시되는 등 갈등을 빚어 왔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농협 법인의 참여와 관련, 농림부와 경북도 등에 법률적 해석을 의뢰했지만 '안동시 판단에 따른다'는 원론적 답변을 받아 시의회 등 다양한 의견 수렴끝에 농협 법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고했다.

안동시는 "안동시와 안동시의회를 비롯해 유통과 농업 전문기관, 단체 등에 공문을 보내 추천받아 9명 정도의 선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오로지 지역 농민들의 편리성과 혜택, 미래 지속 가능한 유통시스템 구축 등 공정한 심사를 거쳐 운영자를 선정 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선정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조합장 문자 메세지', '농업인단체 선정위 참여' 등 농협을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이어지면서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안동지역 농협 조합장들은 "지역 농업인들의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안동시농협연합청과(주)가 제3도매시장 운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조합원들에게 보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과 안동시 선정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라 하지만, 대부분 시민으로서 안동시장과 안동시 담당자들에게 부당한 압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한 법률 전문가는 "다른 경쟁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특정 단체의 지지를 강하게 호소하는 것은 경쟁을 저해하거나 공모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어 큰 문제"라며 "도매시장 운영자 모집에서 공정한 심사에 미치는 방식으로 지지를 요청한다면 행정기관의 심사 및 평가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농협청과 법인'의 참여를 요구하며 조합장들과 함께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안동시를 압박해온 '안동지역 농업인단체협의회'가 선정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관계 충돌', '농협법인 특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 밖에 안동시 유통센터에 공판장을 짓고 있는 한 농업회사법인은 최근 안동시 청렴감사실에 "A농협과 공판장 신축 후 임대차 계약을 맺기로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대출 시행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아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며 "A농협이 주축이 된 안동시 농협청과 법인의 도매시장 법인 지정 불허를 요청한다"는 민원서류를 접수해 놓고 있다.

안동시민 B씨는 "지난 1년의 갈등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농협 조합장들도 이제는 안동시 행정에 대한 신뢰를 갖고 부당한 개입으로 의심될 만한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며 "일부 조합장들은 안동시장에게 '다음 선거' 운운하는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도를 넘은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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