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엄 수습 당에 미루고 침묵하는 尹…朴 전 대통령 전철 밟나

계엄 후폭풍 피한 궁여지책…길어질수록 탄핵 요구 봇물
홍준표 '질서 있는 하야' 강조…"尹, 나라 정상화 직접 나서야"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는 가운데 한 총리가 고개 숙여 사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는 가운데 한 총리가 고개 숙여 사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 해제 이후 본인의 거취 등을 여당에 일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칩거를 이어가고 있다. 여당에서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결국은 대통령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정치상황 불안에 따른 경제영역의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정치권마저 사상초유의 헌정유린 사태에 대해 이렇다 할 해법은 제시하지 못한 채 당리당략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7일 오전 비상계엄 관련 세 번째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청사에 잠시 머문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 관저에 머물며 탄핵소추안 표결 불성립 폐기, 한덕수 국무총리·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담화문 발표 등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국회에서의 탄핵이 무산된 뒤에도 윤 대통령의 입은 침묵 일관이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당장의 '계엄 후폭풍'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일 수 있으나 침묵이 길어질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되기 전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까지 나서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탄핵됐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권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는 담화를 통해 국정 운영 기조를 밝혔으나 위헌 논란에 휩싸였고, 여당은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당론을 모으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

야당은 지난 7일 탄핵이 무산된 뒤 더 강하게 대통령의 탄핵 실행에 돌입했다. 여당이 탄핵만은 안된다며 둘러친 철책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질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이 많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윤 대통령의 용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이라도 질서 있는 하야 대책을 내놓고 나라를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그 방안은 당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도 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정국 안정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저버리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처사는 당장 중단되어야 하고 당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여야의 정치 갈등에 기대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윤 대통령의 어떠한 시도도 배격한다"면서 "2년 6개월 이상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정치지도자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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