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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이희대] 단체장은 '만능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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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대 경북부 기자
이희대 경북부 기자

1986년 11월 5일부터 1992년 8월 1일까지 '맥가이버'라는 TV 시리즈가 안방을 후끈 달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맥가이버는 미국 ABC방송의 TV 시리즈물로, 주인공은 대학 전공인 물리학을 살린 각종 응용 실습, 작은 다용도 칼 하나, 여러 가지 사물로 순간의 위기를 척척 해결해 시청자들로부터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맨손의 마법사로 불리기도 했다.

올해로 지방자치가 30년을 맞았다. 그동안 지방자치는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 시장·군수, 광역의원, 기초의원을 주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뽑으면서 주민들의 목소리도 그만큼 커졌고 요구 사항 또한 적지 않았다.

민선 지방자치가 처음 시작될 무렵에는 주민들의 민원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민선 1기와 2기, 3기를 거치면서 민원은 폭증했다.

주민들은 읍면장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시청이나 군청을 찾아 단체장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민선 단체장들에게 주민들의 민원은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주민이 제기하는 민원을 전부 해결해 줄 방법 또한 없는 단체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민선 단체장은 주민들이 제기하는 민원은 웬만하면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중앙정부나 광역단체장이 가진 권한에 대해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

특히나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장이 인허가권을 가진 문제는 집단 민원을 제기해도 기초단체장으로서는 답답함에 속만 썩일 뿐 별다른 방도가 없다.

눈을 대구 군위군으로 돌려 보자. 2022년 7월 민선 8기를 시작한 군위군은 중앙정부나 광역단체가 갖고 있는 인허가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효령면의 석산 개발 연장이 문제다. 수십 년 동안 이어 온 석산 개발을 두고 지난해부터 인근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석산 개발 연장 불허를 요구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군청과 효령면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석산 개발 연장 불허를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연장 허가권을 가진 산림청을 찾아 석산 개발 연장 불허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 대구시는 석산 개발 업체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의 주요 자재 공급처로 보고, 지난 1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석산 개발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 민선 7기에 시작된 수자원공사 군위댐 태양광 사업도 군위군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주민들은 민선 8기가 시작되자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수자원공사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없이 인각사 앞 도로에 송전선로 개설을 위해 전봇대 설치를 강행하다가 군위군의 제지로 중단되자 국가유산청에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고, 국가유산청은 조건부 허가했다.

수자원공사는 군위군에 위천 하천점용허가를 신청했고, 군위군은 위천에 콘크리트를 설치할 경우 하천수를 알칼리성으로 변하게 하고,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불허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대구시에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기각되자 다시 대구지방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위천이 지방하천에서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면서 위천 관리 기관도 환경부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수자원공사의 하천점용허가 문제는 환경부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돼 군위군으로서는 권한 밖의 민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방자치가 발전하면서 민원이 폭증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지만, 단체장 권한 밖의 민원은 어쩔 수가 없다. 단체장은 신도 아니고 맥가이버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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