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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그 어떤 폭력 사태도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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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임박하면서 탄핵 찬반(贊反)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대규모 찬반 집회는 헌재와 상대 진영을 비난하면서 혐오·폭력적인 발언을 쏟아 내고 있다. 이대로면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국민 상당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상황이다. 그 분노가 폭력과 같은 불상사(不祥事)로 폭발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다.

광장의 발언 수위는 선(線)을 넘어섰다. 탄핵을 촉구하는 한 시민단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수갑에 채워지고 포승줄에 묶여 질질 끌려 나와야 한다"고 했다. 탄핵 찬성 유튜버는 "기각되면 총 드는 수밖에 없다" "총 들고 주요 요인 암살하겠다"고 폭언을 내뱉었다. 지난 9일 탄핵 반대 집회에서 한 인사는 "만약에 헌재가 딴짓했다?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 한칼에 날려 버려야 돼"라고 했다. "탄핵이 인용되면 그야말로 한강이 피로 물드는 내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탄핵 반대 유튜버도 있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헌재에 대한 신뢰도(信賴度)는 53%를 기록했다. 지난 1월 57%보다 낮아졌다. 13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헌재의 탄핵심판에 대해 "내 생각과 달라도 수용하겠다"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2%로 조사됐다. 헌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드러낸 절차적 흠결(欠缺) 탓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국민들의 불만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경찰은 탄핵 선고 당일 최고 경비 태세인 '갑호' 비상령을 내리고, 서울 도심에 1만2천 명의 경찰력을 배치키로 했다. 경찰력만으로 분노한 시위대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일에도 시위대의 폭력 사태로 4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다.

정치권은 진영의 흥분을 자제시키기는커녕 광장과 거리에서 갈등과 분열을 조장(助長)하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여야는 팬덤에 편승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 여론전에 '총동원령'을 발동했다. 선고 때까지 매일 거리 시위를 하고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하면서,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상당수 의원들도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등 여야 정치 원로들이 '탄핵심판 결정 승복' 국회 결의안(決議案) 채택을 촉구한 것은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야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했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양당은 상대 당의 승복 요구를 강요할 뿐, 지지층을 향한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여야는 공동으로 헌재 판결을 무조건 승복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기반인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일은 정당과 정치인의 책무(責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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