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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응급실인가 외래인가…외과의사가 알려주는 복통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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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예스병원 황형철 원장
대구예스병원 황형철 원장

외과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어제 새벽에 배가 너무 아팠는데, 응급실에 가야 했을까요?" 복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그 원인은 단순한 소화불량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까지 폭이 매우 넓다. 그래서 '언제 응급실에 가야 하고, 언제는 외래로 충분한지' 판단하는 것이 의외로 어렵다. 오늘은 복통을 마주했을 때 도움이 될 만한 기준을 정리해 본다.

응급실로 바로 가야 할 '경고 신호'를 알아 두면 도움이 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한밤중이라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첫째, 갑자기 칼로 베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된 경우다. 위·십이지장 천공, 대동맥류 파열 같은 응급 질환이 이렇게 시작된다. 둘째, 고열·구토·식은땀·의식 저하가 통증과 함께 동반될 때다. 복강 내 감염이나 패혈증 가능성이 있다. 셋째, 배가 단단하게 굳고 누르면 깜짝 놀랄 만큼 아픈 경우다. 복막염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넷째, 토혈·흑색변·혈변이 동반될 때는 위장관 출혈일 수 있다. 다섯째, 어르신이 평소와 다른 양상의 강한 복통을 호소할 때다. 노년층은 통증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와 다르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신호가 된다.

이런 경우는 검사와 처치까지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외래에서 절차를 밟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실제로 적지 않다.

반면 외래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복통도 많다. 통증의 강도가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는 아니고, 식사·배변·수면이 어느 정도 가능하며, 며칠에 걸쳐 서서히 시작되었거나 반복적으로 있어 온 통증이라면, 응급실 대신 가까운 의원이나 외과·내과 외래를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기름진 음식 후 배꼽 위쪽이 묵직한 통증(담석·소화불량), 배변 후 호전되는 좌하복부 통증(과민성 대장·게실), 식후 윗배가 쓰린 통증(위염·궤양) 등이 그렇다. 이런 통증은 검사와 약물 치료, 생활습관 조정으로 충분히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

외래의 또 다른 장점은 차분히 진료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응급실은 검사 우선순위가 중증 환자에게 있어, 가벼운 복통은 오히려 오래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복통의 원인을 정확히 찾으려면 위·대장 내시경, 복부 초음파, CT 같은 검사가 필요한데, 이런 정밀 검사는 외래 일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응급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 세 가지를 떠올려 보면 도움이 된다. 첫째, '시간 변화'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응급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충수염은 처음 배꼽 주위가 아프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우하복부로 통증이 옮겨 가고 강도가 커진다. 둘째, '동반 증상'이다. 단순 복통이 아니라 발열·구토·혈변·황달 같은 다른 증상이 함께 있으면 응급 평가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셋째, '활동 가능성'이다. 통증 때문에 똑바로 서거나 걷기 힘든 정도라면 응급실 평가가 필요하다.

응급실에 가기 전 자가 진단으로 진통제를 먹는 것은 가급적 피하시기를 권한다. 통증이 가려져 진찰과 진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통증의 시작 시간, 양상, 위치 변화, 동반 증상, 마지막 식사·배변 시간을 미리 정리해 두면 진료가 훨씬 빨라진다. 보호자가 함께 갈 수 있다면, 환자가 통증으로 정신이 없을 때 옆에서 정보를 전달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가벼운 증상으로 큰 병원 응급실에 몰리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배가 아플 때 어디로 가야 할지 헷갈리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다만 위에서 정리한 '경고 신호'만큼은 기억해 두시기를 권한다. 그 한 번의 판단이 큰 차이를 만드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


대구예스병원 외과전문의 황형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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