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에 타코(TACO)와 나초(NACHO), 살사(SALSA) 등 멕시코 음식 이름을 딴 신조어들이 범람(汎濫)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으나 이란 전쟁의 실타래를 풀 만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자, 실망과 조롱이 뒤섞인 시장의 냉소(冷笑)가 언어의 탈을 쓰고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미 경제 매체 벤징가가 맥쿼리그룹의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월가에서는 '증시가 오르면 공격한다(Stocks Are Lifting, So Attack)'는 이른바 '살사(SALSA)'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뉴욕 증시가 견조(堅調)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행동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 느끼며 이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는 불과 얼마 전까지 월가를 지배했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난다)'의 완벽한 반대 개념이다. 시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거친 전쟁 불사론을 쏟아내더라도 막상 금융시장이 요동치면 결국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일종의 '학습된 기대'를 품어왔다. 그러나 전쟁 발발 3개월이 지난 지금, 이란발 불확실성 속에서도 뉴욕 증시가 굳건히 버텨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도리어 군사적 폭주를 감행할 정치적 엄호막이자 여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살사 도박 시나리오의 이면에는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들 '나초(NACHO·Not A Chance Hormuz Opens,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 가능성은 없다)'의 공포가 숨어 있다.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封鎖)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최고 20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은 세계 경제를 전례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월가에 등장한 자극적인 신조어들은 오늘날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얼마나 불안하게 동거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외교적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지금,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이성으로 호르무즈의 파고(波高)를 주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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