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2022년 제20대 대선 이후부터 이어져 온 '찍어내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 공당이 민심 대신 당 주류의 기득권에 따라 움직인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김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당 지도부와 김 후보는 공개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도부가 김 후보에게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며 '단일화 찬반 당원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하자 김 후보는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사실상 당 대선후보로 한 후보를 내정한 채 김 후보를 압박하는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후보 간의 단일화는 당내 경선으로 선출된 대선 후보 주도로 이뤄져야 하는데, 지도부가 무리하게 개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국민의힘 4선 의원 7명과 3선 의원 11명은 각각 성명을 내고 후보 간 단일화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과거에도 기득권 세력이 당내 주요 인사를 축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2022년 7월 성매매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 후보는 당시 징계를 주도한 친윤계 의원들을 비판하며 탈당한 후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2023년 1월엔 나경원 의원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려고 하자 당내 초선 의원 50명이 나 의원의 당권 도전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친윤계 의원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이후 나 의원이 사퇴한 뒤 당 대표에는 친윤계인 김기현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해 당선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우리가 마음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일부 의원들의 계획대로 당을 운영한 지 시간이 꽤 됐다"며 "그들은 민심과 당심을 앞세우며 명분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얼마나 국민의힘 방향성에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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