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국제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降等)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낮췄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11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로 유지해 왔던 무디스의 전격적인 강등 발표는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무디스가 밝힌 사유는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한 연방정부 부채(負責)다. 금리까지 높아져 이자 부담도 급격히 늘었다. 미국 정부의 재정 운용 폭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의미다. 미국이 생긴 이래 지금껏 연방정부에 쌓인 국가 부채는 약 36조2천200억달러(약 5경744조원)에 이른다.
미국은 2001년 이후 매년 재정 적자를 기록했는데, 2016년부터는 사회보장과 의료 서비스 지출, 국채 이자 비용이 급증했고,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정부 지출을 50% 늘리자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증세(增稅)를 해도 부족한 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감세(減稅)를 공약했다. 의회가 정해 둔 '부채 한도(限度)' 때문에 정부가 무제한 돈을 빌릴 수도 없고, 한도를 늘려도 근본 문제는 남아 있다. 미국 정부 지출의 16%가 국채 이자를 내는 데 쓰인다. 국채가 바로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4월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전격 발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축소는 미국의 경제 위상(位相)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중국은 관세전쟁 전부터 보유량을 꾸준히 줄였는데 올해 3월 일본, 영국에 이어 미국 국채 보유 순위 3위로 내려왔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통상 협상에도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적자를 줄이려고 보다 공격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는 등급 하향이 예고된 조치이고 파장(波長)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지만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도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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