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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이호준] 홍준표와 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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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논설위원
이호준 논설위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주 넥타이 하나로 이목을 제대로 끌었다. 의도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더불어민주당 상징 색상인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한 사진을 올려서다. 몇 시간 뒤 국민의힘 상징의 빨간색 넥타이를 맨 사진으로 바꾸긴 했지만 '변심(變心)' 논란은 이미 불붙은 뒤였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 후 곧바로 탈당하고 하와이로 떠난 뒤 친정 국민의힘에 연일 독설을 내뱉은 데다, 지지자들과 모임의 잇단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 민주당 영입설 및 국무총리 제안설까지 나온 터라 '합리적 의심'이라 할 만했다.

또 방문 '특사'로 하와이로 파견, 홍 전 시장을 만난 유상범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다음 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넥타이) 논란이 많다고 말씀 드렸더니 '문제가 되는 건 인식하지 못했다'며 사진을 바꿨다"고 했다. 넥타이 색깔이 문제가 될 거라고 예상 못 했다는 건지, 문제 되고 있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는 건지 의미가 명확하지 않지만, 30년 정치한 자칭 정치 9단인 분이 진짜 몰랐을까 싶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관련 발언을 했다. "대구시장 할 때는 손가락이 바빴고 서울 와서는 입하고 손가락이 바쁘더니 하와이 가니까 넥타이까지 바쁘다"고. 이어 "정치적 감각이 탁월한 분이라 차기 당권을 계산하고 있다. 홍준표는 계산이 빠르다. (대선 후) '진짜 사절단'이 와서 (자신을) 모셔 가게끔 만드는 게 홍준표 정치"라며 그의 탁월(卓越)한 정치 감각과 계산 능력을 언급했다.

한국에서 정치인과 넥타이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택은 개인의 자유이고 취향이지만 넥타이 색깔로 정치적 정체성(正體性)이나 의중(意中)을 드러내 와서다. 이에 갑자기 파란색 넥타이를 맨 사진을 올린 홍 전 시장에게 '마음이 변한 것 아니냐' '밀당하는 거 같다' '간 보는 거 아니냐'는 등의 추측이 나올 만했다.

넥타이 이슈가 잠잠해진 25일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다'는 발언으로 또다시 이목을 끌고 있다. 넥타이 하나, SNS 말 한마디로 한국 정계를 여전히 쥐락펴락할 수 있는 홍 전 시장의 영향력에 경탄을 금치 못하지만, 은퇴를 공식화한 만큼 퇴장 후가 더 아름다운, 점잖은 참정치 원로가 되셨음 좋겠다.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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