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은 내일의 사고를 막고, 교육은 다음 세대의 생명을 지킵니다."
강수철 한국도로교통공단 경북지역본부장은 이 말로 자신의 30년 공직 여정을 압축했다. 1995년 도로교통공단에 연구직으로 입사한 그는 교육, 정책, 본부 운영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쳐 현재 지역 교통안전의 최전선에 서 있다.
"한때 도로만 잘 닦으면 교통사고가 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고는 도로 밖 사람 마음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 지부장은 '교통안전=시설'이라는 단순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령자와 어린이 같은 교통약자 비중이 커지면서 단순한 시설 확충보다 행동 변화, 인식 개선, 맞춤형 교육이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구미 신평동 등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감속유도시설 하나로 사망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민원 때문에 철거했다가 되레 사고가 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원칙과 타협 사이에서 정책이 흔들릴 때, 공공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끊임없이 자문합니다."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는 신호기, 교통안전표지, 노면표시 같은 교통안전시설 점검 및 컨설팅과 교통안전교육 등을 수행한다. 넓은 경북 지역의 특성상 현장 중심의 업무가 많아 지역별 맞춤형 접근이 중요해졌다.
그는 스스로를 "시설보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야를 갖게 된 연구자"라고 정의했다. 과거 시설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이제는 고령자, 어린이, 이면도로 등 지역 맥락과 인식 기반의 정책 설계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캠페인에 대한 그의 철학도 남달랐다. 단순한 구호나 이벤트가 아닌, 정책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시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사회적 설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도, 과속방지턱 높이도, 모든 기준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기준들이 지켜지려면 사람들의 공감이 따라야 하죠."
서울에서 나고 자란 강 지부장은 원주본부, 경영본부장, 대구지부 등을 거쳐 올해 1월 경북 지역본부장으로 부임했다.
"30년을 중앙에서 일하며 규정과 데이터를 다뤘다면, 지금은 현장과 사람을 더 많이 봅니다. 경북처럼 넓고 변화가 많은 지역에서 교통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일종의 공공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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