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에서 14년째 한결같이 단팥빵을 굽는 사람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베이커리 '여미당'을 운영하는 김윤호(67) 대표다. 김 대표는 지난 1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오전 6시부터 단팥빵을 굽고, 그 빵을 지역 사회와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여미당'(餘味堂)은 '인심이 여유롭고 빵이 맛있는 집'이라는 소망을 담았다. 그의 바람대로 여미당은 단순히 빵을 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의 정과 나눔이 오가는 따뜻한 사랑방이 되었다.
여미당은 하루 평균 500여 개의 단팥빵을 포함해 고로케, 소보루, 콘치즈빵 등 총 6가지의 빵을 정성스럽게 굽는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단팥빵은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팥앙금과 견과류인 호두로 가득 차 있어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다시 찾게 된다. 그래서인지 고객 중에는 칠곡에 사는 주민들도 있다.

'무한도우미' 김 대표는 빵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삶을 실천해오고 있다.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신망애원, 자비정사, 선한이웃 재가복지노인 등 지역 사회복지시설 10곳에 매일 단팥빵을 무료로 전달하고 있다.
그의 나눔은 단발성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경제가 어려워진 지금도 '빵 배달'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사회가 힘들수록 더 많은 곳을 돌아보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가가는 김 대표의 모습에 지역 사회는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명감이 없이는 장사를 오래할 수 없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일 빵을 구워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단팥빵을 통해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마음 하나로 14년을 버텼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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