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르신들에게 배부른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어 시작했어요"

경북 칠곡군 착한식당 '옛고을 숯불촌'…5년째 매월 무료급식 제공

칠곡군 왜관읍 옛고을 숯불촌 강금숙 대표.
칠곡군 왜관읍 옛고을 숯불촌 강금숙 대표.

"어르신들에게 배부르게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어서 무료급식을 시작했어요."

경북 칠곡군 왜관시장 '옛고을 숯불촌'에는 넷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이면 70세 이상 어르신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다.

옛고을 숯불촌 강금숙(사진·52) 대표는 5년 전부터 매달 넷째 주 화요일 무료급식을 하기 시작했다.

매달 120명이 넘는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제공해오고 있는 것이다.

강 대표는 무료급식이라고 허투루 준비하지 않는다. 소고기뭇국, 동태탕, 닭개장, 미역국, 북엇국 등 국 종류는 계절에 맞춰 준비하고, 반찬 하나에도 어르신들의 건강을 염려해 만든다.

강 대표는 "똑같은 건 드리고 싶지 않아서요. 어떤 국과 반찬이 나올지 궁금해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세요"라고 말했다.

매달 무료급식을 준비하다 보니 주위에서 '후원을 해주겠다'는 손길도 내밀었지만, 단연코 지원을 받지 않고 모든 비용을 자비로 충당했다.

강 대표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에 나선 것은 "2004년 가게 문을 열었을 때 어르신들이 정말 많이 찾아주셨다. 그분들 덕분에 자리를 잡았고, 항상 마음속에 빚처럼 남아 있었다"면서 "따뜻한 밥 한 끼로 어르신들에게 보답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라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왜관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옛고을 숯불촌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대구, 구미 등지에서 대경선을 타고 오는 어르신들도 늘어나면서 '착한 맛집'으로 소문나고 있다.

돼지갈비 1인분 7천원, 생삼겹살 1만원, 차돌박이 8천원, 소주 3천원. 인근 다른 식당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반찬은 12가지가 기본으로 차려지고, 야채와 김치와 된장 등은 강 대표가 직접 키우고 만들어 낸다.

강 대표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힘닿는 데까지 계속하고 싶다"며 "어르신들께 따뜻한 밥 한 끼 드리는 일, 그거 하나면 만족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강 대표는 왜관백합라이온스에 몸 담아 오면서 7년 동안 치매어르신 돌보기, 소외계층 집고쳐주기, 환경정화활동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칠곡군 왜관읍 옛고을 숯불촌 강금숙 대표.
칠곡군 왜관읍 옛고을 숯불촌 강금숙 대표.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건 강금숙 사장님처럼 묵묵히 이웃을 돌보는 분들의 실천"이라며 "이 처럼 착한 식당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응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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