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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걸린 문경 감홍사과', 가을의 전설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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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생산 65% 점유… 사과의 게임체인저…선택과 집중으로 이뤄낸 역전 농업드라마

유명 백화점에 납품된 문경 감홍 사과
유명 백화점에 납품된 문경 감홍 사과
문경시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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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과를 잘 먹지 않는 사람조차 한 번 맛보면 계속 찾게 된다는 '마법의 사과'가 있다.

바로 가을에만 맛볼 수 있는 문경 감홍사과다. 문경시와 지역 농가들의 선택과 집중이 만들어낸 감홍사과의 성공 신화가 지역 농업사에 한 편의 역전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문경사과축제는 감홍사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25억3천만원어치가 판매돼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축제 할인 가격을 적용해도 5kg당 9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완판 행진을 기록했다.

감홍사과 인기로 인해 축제 기간 문경의 숙소와 식당은 연일 만석이었고, 전국 백화점과 홈쇼핑에서도 문경 감홍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품절 사태를 빚었다.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서는 6과(2.5~3㎏) 한 박스에 15만원에 완판됐으며 경주 APEC 정상회의에도 납품되며 명품 사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문경 감홍이 이렇게 '가을의 전설'이 되기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감홍은 '못생긴 사과'로 불리며, 비정형과 발생률이 높고 병해충에 약해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많았다.

또한 저장 기간도 짧아 '재배 포기 품종'으로 분류되기도 해 하마터면 감홍의 존재가 문경에서 드러나지 않을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감홍의 평균 당도는 16~17브릭스, 최고 24브릭스에 이를 정도로 뛰어났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납품된 문경 감홍사과. 문경시 제공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납품된 문경 감홍사과. 문경시 제공

이에 신현국 문경시장과 '사과박사'로 불리는 김경훈 전 문경시농업기술센터 소장(현 문경시 전략작목연구소장)은 "기술만 보완하면 감홍은 문경 사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문경사과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재배기술과 저장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문경시는 칼슘비료 활용 재배법, 고두병 방지기술, 저장성 향상 기술 등을 도입해 감홍의 생육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농가들은 해마다 재배 노하우를 쌓아 감홍의 품질을 개선했고, 재배면적은 꾸준히 증가해 농가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문경은 전국 감홍사과 재배면적(800ha)의 65%인 520ha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감홍의 본고장'으로 자리 잡았다.

'재배 포기 품종'에서 '대한민국 대표 사과'가 된 문경 감홍사과의 성공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포기하지 않은 농민의 땀으로 이뤄낸 감동의 농업드라마로 남고 있다.

김경훈 소장은 "다른 지역에선 애물단지였던 감홍이 문경에선 효자 품종으로 성장했다"고 했고 신현국 시장은 "농가와 시가 함께 애정과 끈기로 키워낸 감홍이 세계 어느 사과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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