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다 대학을 보유한 교육도시 경산에서 원룸 공동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신학기를 앞두고 자취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며 지역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했던 대학가 원룸촌은 이제 낮에도 정적이 흐르고 방치된 쓰레기 더미만이 골목을 지키는 도심 속의 섬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영동과 임당동, 하양읍 등 대학가 주변에 조성된 원룸은 약 1천800여 동에 달한다. 한 동당 평균 10가구 이상으로 계산하면 무려 2만여 가구가 밀집해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실률은 위험햅 보인다. 각 대학이 학생 유치를 위해 기숙사를 대폭 확충한 데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연장과 광역교통망 발달로 대구에서 통학하는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구대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신축 물량은 아예 끊겼고 거래 수요도 과거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식어버린 원룸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원룸 수요가 감소는 학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룸 승계 원합니다'라는 글이 수십 건씩 올라온다. 휴학이나 군 입대 등으로 방을 비워야 하지만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계약 기간을 채우라고 요구하자 학생들이 직접 다음 세입자를 찾아 나선 것이다. 보증금 20만 원에 관리비 포함 월세 37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도 입주자를 찾지 못해 급기야 첫 달 월세를 대신 내주겠다는 고육지책까지 내세운 이들도 등장했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사회적 부작용이 들어찬다.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건물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불법 투기, 무단 주차, 소음 문제가 불거졌다. 경산시에 따르면 원룸 밀집 지역 내 민원은 하루 평균 10여 건에 달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치안이다. 거주 인구가 줄어든 빈 골목은 성폭력 및 강도와 절도 등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거주 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전국을 강타한 전세 사기 여파와 주택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원룸촌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대학가 원룸촌의 공동화가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지역 산업과 교육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위험 신호라고 경고한다. 지자체 차원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과 강력한 치안 관리 대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경산의 원룸촌은 슬럼화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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