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일의 비수도권 특례시, 창원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오는 2027년 창원의 인구는 '마의 100만 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 확실시된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을 2년 이상 유지하지 못할 경우 특례시 지위는 자동 상실된다. 이대로 라면 2029년, 창원은 어렵게 따낸 '특례시'라는 지위를 내려놓고 다시 일반 시로 강등될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이 '강등'이 단순한 명칭의 변화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위 상실은 시민들의 삶을 지탱하는 복지와 행정 서비스의 '직격탄'이 된다. 당장 기초연금 산정 기준이 '대도시'에서 '중소도시'급으로 하향되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노인층이 속출하게 된다. 복지 혜택은 줄어드는데 행정 문턱은 오히려 높아지는 기형적 구조가 발생하는 것이다.
재정적 타격도 뼈아프다. 매년 290억 원에 달하는 소방 재원이 경남도로 환원되면 창원시만의 맞춤형 재난 대응 체계는 동력을 잃게 된다. 진해항의 개발권과 운영권, 그리고 연간 16억 원의 항만시설 사용료 세입까지 상실하게 되면 창원의 미래 먹거리인 항만 물류 산업마저 위축될 수밖에 없다. 17건에 달하는 특례 사무가 경상남도로 돌아가면 행정 처리 기간은 하염없이 길어지고, 자치권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수도권에서 인구 100만 명을 사수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참담하다.
현재와 같이 수도권 쏠림 현상이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단지 '인구수'라는 획일적인 잣대 하나로 도시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가혹함을 넘어 시대착오적이다. 만약 창원이 지위를 잃고 수원, 용인, 고양 등 수도권에만 특례시가 남게 된다면, 이는 정부가 그토록 강조해온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깃발을 스스로 꺾는 일이다.
이미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수도권 특례시'의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소속 미래위는 비수도권의 경우 인구 기준을 50만 명으로 낮출 것을 권고했고,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기준의 다양화를 주문했다. 창원시정연구원은 비수도권 기준을 80만 명으로만 조정해도 2040년까지 안정적인 지위 유지가 가능해져 중장기적인 도시 계획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창원은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니다. 주변 인구 소멸 지역과 상생하며 권역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동남권의 심장'이다. 인구가 조금 줄어든다고 해서 창원이 감당해온 광역급 행정 수요와 거점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기일수록 강력한 자치 권한을 부여해 지역 소멸의 방어선 역할을 하게 해야 마땅하다.
이미 국회에는 천안의 이재관 의원이 발의한 인구 기준 완화 법안 등 여러 대안이 올라와 있다. 이제는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100만 명'이라는 숫자의 족쇄에 묶여 비수도권 거점 도시의 팔다리를 자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한 비수도권 특례시의 생존권 확보는 창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멸해가는 대한민국 지방을 살리는 마지막 보루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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