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놓이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정유 설비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각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제 원유 시장 동향과 수급 상황을 실시간 점검 중이다.
한국의 중동 의존도는 구조적으로 높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원유 수입량의 71%가 중동산이며, 이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현재 국내 정유사에 원유를 공급할 유조선 7척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묶여 있는 상태다. 선박 1척당 최대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을 수 있어, 대기 물량은 국내 일주일치 소비량에 가까운 수준이다.
원유 조달 비용도 빠르게 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산 경질 원유의 중국 인도 가격 프리미엄은 최근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13~14달러까지 치솟았다. 기존 2~3달러에서 급등한 수치다. 원유 운임 지표인 발틱원유유조선지수(BDTI)도 공습 직전인 지난달 27일 1천991포인트에서 지난 5일 3천83포인트로 약 55% 상승했다.
정유업계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닌 '수급 자체의 차질'이다. 원유 종류에 따라 정유 설비의 운용 효율과 제품 수율이 다른 만큼, 기존 공정에 최적화되지 않은 원유를 대량 도입하면 공정 운영에 부담이 생긴다. 일부 정유사는 4월 도착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내부적으로 가동률 하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유업계는 미국·브라질·서아프리카 등 중동 외 지역으로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장 가동을 멈추지 않기 위해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 원유 추가 구매에 나서고 있다"며 "원유와 선박 확보 상황을 밤낮으로 점검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수급 안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통령실은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약 600만 배럴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원유·석유제품 비축량은 정부 비축분 7천648만 배럴과 민간 재고 7천383만 배럴 등 총 약 1억 5천700만 배럴로, 추가 확보 가능 물량을 포함하면 208일분의 대응 여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비축유 방출이 신속히 결정된다면 공급 부족 공포로 발생하는 가수요와 유가 상승의 악순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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