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12시간 거래 체계' 도입 시기가 하반기로 미뤄질 전망이다. 당초 6월 말 개장을 목표로 했지만 업계가 전산 개발 부담 등을 이유로 일정 조정을 요구하면서 시행 시점이 재검토되는 분위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5일 거래 시간 연장 관련 논의를 위해 회원사들과 만났다. 간담회는 정규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 주재로 열렸으며 회원사인 증권사에서는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비롯한 IT(정보기술)·기획 담당 임원들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프리·애프터마켓 모의시장 운영에 참여하기로 한 28사가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의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대형, 중소형, 외국계 증권사 등으로 나눠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앞서 거래소는 연초 오는 6월 29일을 목표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프리마켓(오전 7시~8시)과 애프터마켓(오후 4시~8시)을 신설하는 거래 시간 연장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총 6시간 30분)에서 하루 12시간 거래 시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내년 말까지는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겠단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당초 이달 중순까지 전산 개발·점검을 마치고 모의시장 운영에 돌입할 방침이었다. 다만, 업계는 시스템 구축 등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인력은 한정적인 데다 연초부터 국내시장복귀계좌(RIA),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상품 도입 등 여러 전산 개발 과제가 겹쳐 거래 시간 연장에 필요한 인프라까지 구축하려면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협회도 지난달 26일 거래소에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업계 의견을 전달했다. 협회는 거래 시간 연장은 증권사들이 충분히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도록 시행 일정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거래소는 업계가 제기해온 전산 개발 부담, 시행 시기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대형·외국계 증권사들은 대부분 거래소의 일정에 맞출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참석자는 "일부 회사는 부담을 표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일정 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사들은 6월 말 시행 일정에 맞춰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연기될 경우에도 시행 시점에 맞춰 최대한 준비하겠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제한된 인력과 조직 여건을 고려할 때 이번 달 모의시장 운영·시행까지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인력과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여러 전산 개발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기엔 부담이 크다"며 "금투협회도, 이번 간담회에서도 준비 기간을 더 두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거래소는 업계의 의견을 수용하고 거래 시간 연장 시행 일정을 연기·재검토키로 했다. 개시 시점은 2개월가량 밀린 8월 중순,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중하순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소는 이르면 이번 주 시행 시점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간담회에서 공유된 업계 의견들을 바탕으로 내부 피저빌리티(feasibility·실현 가능성)를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 등과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프리마켓 운영 시간 단축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거래소의 프리마켓이 연장안대로 오전 7시~8시에 열리면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의 개장 시간(8시)과 맞물려 미체결 주문취소 등의 작업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우려해왔다. 간담회에서는 프리마켓 운영 시간을 7시~7시 50분까지 10분 축소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간담회는 거래 시간 연장 시행 시점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며 마무리됐지만 일각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거래소가 간담회 시작에 앞서 거래 시간 연장에 대한 이의 제기나 찬반 의견 등은 받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거래 시간이 연장됐을 때의 가부 여부만 달라는 입장을 전제로 깔아뒀다는 주장이다.
한 참석자는 "간담회 전체적으로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증권사·참석자별로 시스템 구축 방향과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일정에 대한 의견만 받겠다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업계에서 시행 시기 조정에 대한 요청이 있어 언제가 적절한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모의시장 운영 참여 의사를 밝힌 회원사들만 간담회에 참석한 만큼 원론적인 이야기는 빼자는 의미였지,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는 절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간 거래소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온 노동조합도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공식적인 입장은 연장안의 연기가 아닌 철회"라며 "NXT와 같은 1보드 시스템 사용, 8시 개장이 그나마의 타협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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