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팔자세'를 보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조선주는 오히려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급등, 공급망 불확실성이 국내 조선사의 LNGC(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주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조선 TOP10' 지수는 최근 1주일(5~12일) 동안 21.19%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9.61%)·코스닥(17.37%)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42개 테마형 지수 중 'KRX 포스트 IPO 지수(21.72%)', 'KRX FactSet 디지털 헬스케어 지수(21.36%)'에 이은 상위 3위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들은 일제히 급등세를 맞았다. 종목별로는 HJ중공업이 33.92% 상승해 오름폭이 가장 컸고 ▲한국카본(31.68%) ▲삼성중공업(31.28%) ▲한화오션(25.99%) ▲HD현대중공업(18.20%) ▲한화엔진(15.96%) ▲HD현대마린엔진(15.81%) ▲HD한국조선해양(12.14%) ▲HD현대마린솔루션(11.94%) ▲대한조선(9.00%)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조선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는 이 기간 39.19%나 올랐고 ▲SOL 조선TOP3플러스(21.60%)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조선TOP10(21.02%)' ▲삼성자산운용 'KODEX 조선TOP10(20.45%)' ▲SOL 조선기자재(18.41%) ▲KODEX 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17.24%) ▲TIGER 200 중공업(16.49%)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조선해운(16.66%)' 등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이들 종목은 지난 한 주 동안 국내 증시 양대 시장에서 8조1703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삼성중공업(2492억원) ▲한화오션(1094억원) ▲HD현대중공업(599억원) ▲HD한국조선해양(340억원) ▲HMM(292억원) ▲HJ중공업(288억원) 등 6개가 조선주였다.
반면 개인은 삼성중공업(-3311억원), HD현대중공업(-937억원), 한화오션(-863억원) 등을 대거 팔아치웠다. 기관의 경우 삼성중공업(885억원), 한국카본(538억원), HD현대중공업(361억원) 등은 사들였지만, HD한국조선해양(-279억원), 한화오션(-233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176억원) 등은 순매도하는 등 종목별로 선별적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확대 등 수혜 기대감이 조선주 매수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역내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으며 일대 바다에 기뢰까지 설치했다. 또한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현지 시각) 첫 메시지로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하겠다는 초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전 세계 유조선의 발이 묶이자 국제유가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12일 기준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로 전장보다 9.2% 급등했다.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95.7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9.7% 상승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임박 발언과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달래는 효과에 그칠 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완화·해결되기 전까지는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호르무즈 해협 횡단을 시도하는 유조선뿐 아니라 UAE(아랍에미리트) 해안 이란 화물선 피격, 11일 이라크 항구에 정박해있던 그리스 유조선 1척·미국 유조선 1척이 드론 공격을 받은 가운데, 미국 측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호위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고 언급해 국제유가가 100달러 수준까지 재차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LNG 운반선과 탱커선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여파로 조선 업종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LNG선 발주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호르무즈 해협 정세 불안 장기화 여부에 따라 미국의 신규 LNG 프로젝트는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며 "수입처들의 지정학적 위험 헷지 니즈와 FOB(본선인도조건) 계약 조건의 용이성, 에너지 수입국들의 대미 외교 역학관계가 지속 부각되며 액화플랜트 증설 모멘텀을 지지함에 따라 국내 조선 3사의 LNGC 수주 동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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