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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교영] 출렁다리 25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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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2023년 개통된 경북 영천 보현산댐 출렁다리는 관광 명소다. 길이는 무려 530m. 국내에서 두 번째 긴 출렁다리다. 화사한 봄날, 보현산댐 출렁다리는 경향(京鄕) 각지의 사투리가 들릴 만큼 관광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출렁다리는 보현산댐 수면 위를 가로지른다. 다리 중간쯤 이르니 정신이 아득했다. 빼어난 경관에 취한 것은 잠시, 강풍에 다리가 후들거려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출렁다리는 계곡을 잇거나 강을 건너는 구조물(構造物)이다. 과거엔 구름다리, 보행교로 불렸다. 출렁다리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계기는 2018년 소금산 출렁다리(강원도 원주시 간현관광지) 개통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당시 국내 최장·최고(길이 200m·높이 100m) 규모를 자랑하며, SNS와 유튜브를 통해 유명세를 탔다. 이후 전국에서 출렁다리 놓기 열풍이 불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관광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출렁다리 건설 공약을 앞다퉈 내놨다. '국내 최장' '아시아 최고'란 타이틀을 놓고 지자체들이 무한 경쟁을 벌였다.

타이틀 매치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국내 출렁다리는 2010년 110개에서 지난해 259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전국 시·군·구가 226개이니, 평균적으로 기초지자체에 출렁다리가 1개 이상인 셈이다. 여기도 출렁, 저기도 출렁. 처음엔 신통방통했으나, 지금은 식상(食傷)하다.

출렁다리는 짜릿한 체험과 빼어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당연히 관광객 유치(誘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유효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효과는 오래가지 않고 건설과 관리·유지에 많은 돈이 든다. 전국에서 '신장개업'이 잇따르니, 구경꾼들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출렁다리의 방문객은 개장 첫해(2021년) 103만 명이었으나, 지난해 73만 명으로 줄었다. 얼마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출렁다리는 준공 다음 해에 관광객 수가 정점을 찍고, 7년 지나면 관광객 유치 효과를 상실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출렁다리만 문제일까. 삼천리금수강산(三千里錦繡江山)에 케이블카,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없는 곳이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시설물 설립 공약들이 넘쳐난다. 심지어 수천억원 드는 돔구장을 짓겠다는 후보들도 있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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