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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공계 인재 양성 목표 영재학교 경쟁률 최고치, '메디컬 쏠림'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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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理工系) 인재 양성이 목표인 영재학교의 2027학년도 경쟁률이 6.21대 1을 기록했다. 전국 8개 영재학교(1곳 제외) 669명 모집에 4천155명이 지원, 전년도에 비해 지원자 수가 8.6%나 증가했다. 지원자 수도 역대 최대 규모이고 경쟁률 역시 영재학교 간 중복 지원이 금지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높다. 수치보다 중요한 건 맥락이다.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제가 도입돼 의대 진학이 다소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영재학교 경쟁률이 오히려 상승해서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에 반도체 또는 하이닉스를 더한 '의치한약수반'이나 '하의치한약수'라는 신조어(新造語)로도 설명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과 파격적인 성과급에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기존 '메디컬'과 어깨를 겨루는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최태원 SK그룹·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최근 "많은 분들은 의사로 사는 게 공대를 나와 엔지니어로 사는 것보다 윤택할 거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 인식이 틀렸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AI 시대에는 수학자가 의사보다 훨씬 더 돈을 많이 버는 환경이 올 수도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이 '이공계 르네상스'의 서막(序幕)일지,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한 경기 사이클에 편승한 또 하나의 쏠림일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반도체 계약학과 인기가 결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라는 두 회사를 향한 취업 경쟁으로 수렴된다면, 그것 역시 '메디컬 쏠림'과 다를 바 없는 '반도체 쏠림'일 뿐이다.

진짜 변화는 따로 있어야 한다. 반도체뿐 아니라 공학계열, 수학·물리 같은 기초과학으로 확산될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기초과학은 당장의 취업 보장도, 억대 성과급도 없다. 그럼에도 그 토양 없이는 반도체도, AI도, 다음 세대의 산업도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영재학교로 몰리는 학생들이 그 가치를 알고 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참에 연구 환경과 처우 개선에 공(功)을 쏟아야 한다. 그건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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