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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과 정부의 통화·재정 정책 엇박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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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통화 긴축 사이클로의 진입을 알린 전환점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견조하고 성장세가 강세를 보인다"며 경제 기초 체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같은 시각 시장이 보내 온 신호는 냉혹했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발표한 당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7% 넘게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극심한 발작적 증세를 보였다. 물론 대외적 악재가 겹친 탓도 있겠지만 거시 지표의 온기를 자신하는 한은의 시각과, 고금리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시장의 체감온도 사이에 거대한 괴리가 존재함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수출 지표 몇 개가 호전됐다고 해서 우리 경제 전반이 안전지대에 있다고 과신할 수는 없다. 반도체 일부에 쏠려 수치만 번지르르하고 실물 경기는 얼어붙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의 구조적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긴축은 피할 수 없는 글로벌 대세라고 하지만, 금융당국은 고금리 폭풍 속에 노출된 취약계층과 한계 기업을 위한 정교한 안전망을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의 극심한 정책 엇박자도 복병이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와 부채를 잡기 위해 힘들게 브레이크(금리 인상)를 밟기 시작했는데, 정부는 가속 페달(확장 재정)을 밟으며 찬물을 끼얹는 상황인 것이다. 이미 정부는 내년 총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원 플러스 알파(+α)로 편성하고, 초과 세수를 통한 '미래대응기금' 조성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한은은 돈줄을 죄기 시작하는데, 정부는 이와 반대로 재정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한다면 결국 통화정책의 약발을 떨어뜨리고, 시장에 극심한 혼선만 줄 수 있다. 정부는 거시적 낙관론 뒤에 숨지 말고 당장 맞닥뜨리게 될 고물가와 고금리의 이중 덫 해결책부터 고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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