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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시·시조 수상작-어름사니처럼 나비처럼/ 방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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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부문 당선자 방윤후 님.
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부문 당선자 방윤후 님.

하얀 천 한 조각이

뜰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그게 왜 외줄타기로 보였을까.

쥘부채 펼쳐 사뿐사뿐 걷는

저 어름사니―

나비 되어 하늘하늘,

바람을 가르는 오른손엔 합죽선 하나.

접었다 폈다, 팔락거리는 날갯짓.

너른 신작로도, 잡풀 무성한 오솔길도 아닌

천 리가 지척이요, 지척이 천 리인 한낮.

사랑과 이별, 해와 달의 선(線) 위에서

검푸른 바다를 내달려온 날들,

흰 파도거품 날리며 여기까지 온 줄광대.

"신명은 내 손안에 있노라!"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볼까.

201호 노인이 링거대를 밀고 나와

요양원 벤치에 앉아 있다.

코나 입, 옆구리에 줄을 매단 사람보단 낫다며

햇볕을 맛있게 쬔다.

가쁜 맥박이 재촉하는 줄 위의 한살이,

그의 죽음도 어쩌면

한 판 줄광대 놀음이었을까.

한 발, 또 한 발―

가느다란 명줄 위를 걷는다.

나비처럼 팔랑이며

민들레 갓털처럼 가벼이.

바람 타듯 하얀 빨래들이 천천히 흔들린다.

혼자라서 가벼울까.

어름사니처럼,

나비처럼―

삶이 외줄 위에서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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