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천 한 조각이
뜰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그게 왜 외줄타기로 보였을까.
쥘부채 펼쳐 사뿐사뿐 걷는
저 어름사니―
나비 되어 하늘하늘,
바람을 가르는 오른손엔 합죽선 하나.
접었다 폈다, 팔락거리는 날갯짓.
너른 신작로도, 잡풀 무성한 오솔길도 아닌
천 리가 지척이요, 지척이 천 리인 한낮.
사랑과 이별, 해와 달의 선(線) 위에서
검푸른 바다를 내달려온 날들,
흰 파도거품 날리며 여기까지 온 줄광대.
"신명은 내 손안에 있노라!"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볼까.
201호 노인이 링거대를 밀고 나와
요양원 벤치에 앉아 있다.
코나 입, 옆구리에 줄을 매단 사람보단 낫다며
햇볕을 맛있게 쬔다.
가쁜 맥박이 재촉하는 줄 위의 한살이,
그의 죽음도 어쩌면
한 판 줄광대 놀음이었을까.
한 발, 또 한 발―
가느다란 명줄 위를 걷는다.
나비처럼 팔랑이며
민들레 갓털처럼 가벼이.
바람 타듯 하얀 빨래들이 천천히 흔들린다.
혼자라서 가벼울까.
어름사니처럼,
나비처럼―
삶이 외줄 위에서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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