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서의 날카로운 파열음이 새벽의 고요를 갈아엎는다
귀를 틀어막다가 나는
모자란 잠을 둘둘 말아 끌어당기다가
문득 먼 곳에서부터 내 잠을 깨우던
어머니의 도마 소리에 부스스 잠을 털고 일어난다
이른 새벽
어머니가 마늘 다지는 그 소리는
낙숫물이 떨어지는 소리처럼 들리다가
어느 순간 내 귀의 귀걸이처럼 걸려 찰랑거렸다
어머니의 쪽파 써는 소리는
낡은 창문을 사락사락 문지르는 고양이 발자국 소리 같았고
북어 몸통 두드리는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는
투두둑 투두둑, 배고픈 복서의 거친 주먹질 같았다
객지에 나간 아버지의 안부가 뜸해질 때면
그때 부엌에서 들려오던 어머니의 도마 소리는
없는 아버지를 세워두고 흠씬 패대기치는 여장부 같았고
할머니께 잔뜩 핀잔을 들은 날의 도마질 소리는
마른장마 잔뜩 낀 하늘처럼 무겁고 둔탁했다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가 나의 모닝콜이던 시절
그 소리를 들으며 내 키가 자라고 내 시야가 자랐다
그때 어머니의 그 도마질 소리는
어머니의 감정을 쏟아내는 배출구였고, 무기였고, 음악이었고, 칼춤이었고
난타였다
이제 주인 잃은 그 도마와 칼이
어머니의 맵찬 손맛을 그리워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호남 사위' 품어줬더니 뒤통수"…호남반도체 거드는 홍준표, 들끓는 TK민심[금주의 정치舌전]
"스벅 가야지" 외친 배재고, 광주 찾아 고개 숙인다…5·18 민주묘지도 참배
李대통령 국정지지율 47% 회복했지만…'부정 평가' 여전히 앞서
오세훈 "결별 대상은 '尹 지지세력' 아니라 尹의 잘못된 판단…한동훈 등과 힘 합쳐야"
국힘, '장동혁 사약' 발언 정옥임에 "출연정지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