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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운명 가르는 '반도체 라인'…대구 격차 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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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지방 자산 시장의 고립과 극단적인 격차 이면에는 '산업 생태계의 재편'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원인도 자리 잡고 있다. 첨단 산업과 고연봉 일자리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완전히 재조정되는 이른바 '반도체 라인 격차'가 지방 부동산의 명줄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가 집중된 경기 남부(용인·화성 동탄 등)와 호남권 등의 일부 지역은 유동성이 폭발하며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훈풍과 대규모 투자 발표가 맞물린 지역에서는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물 잠김' 현상까지 일 정도다. 첨단 산업이 유치되는 곳마다 고소득 직장인 중심의 탄탄한 배후 수요와 직주근접 '셔세권'(셔틀버스 생활권)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 전남 지역에 전공정 팹을 포함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에도 투자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광주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하루에 20통 넘게 부동산 관련 문의가 올 정도로 분위기가 바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근 아파트 분양권이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였는데, 이제는 주요 단지들을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제3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제3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미래 핵심 먹거리인 첨단 산업과 고연봉 일자리가 서울 및 수도권, 그리고 대형 국책 사업이 전개되는 특정 거점으로 집중되면서 대구 부동산시장 소외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섬유·기계 등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삼아온 대구는 오히려 산업적 타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기존 전통 제조업의 기반이 점차 약화되는 와중에 차세대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및 산업 전문가들은 단순한 경기 침체 해소를 넘어 지역 산업 생태계의 대대적인 변화와 대수술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도시 자체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체질 개선 없이는 대구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거대한 하방 압력과 극단적인 자산 양극화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병홍 대구부동산분석학회장은 "부동산은 이제 산업의 거울이며, 반도체 라인을 따라 흐르는 '머니'를 잡지 못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중앙 정부가 주도적으로 군부대 부지와 같은 대규모 가용 부지를 활용한 첨단 기업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의 정책적 역학이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지방 자산 시장의 고립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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