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을 상향하는 과정에서 당초 약속했던 단계적 시행 일정을 앞당기자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025년 1월 21일 이른바 '저성과 기업'의 퇴출 및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합동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약 6개월 뒤인 7월 9일에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코스닥 40억원, 코스피 50억원이던 시가총액 기준을 각각 300억원과 500억원으로 최대 10배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확정했다.
당시 거래소는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2026년, 2027년, 2028년 3개년도에 걸쳐 3단계로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된 지 불과 6주 만인 올해 2월 12일, 거래소는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절차 등 없이 시행 일정을 6개월에서 1년씩 앞당기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2단계 기준인 코스닥 200억원 및 코스피 300억원 적용 시기를 2027년 1월 1일에서 올해 7월 1일로 앞당겼으며, 3단계 기준 적용 역시 2028년 1월 1일에서 2027년 1월 1일로 단축했다.
해당 변경안은 지난 5월 13일 금융위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상장사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불합리한 시행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전자청원에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정책의 조기 시행 반대에 관한 청원' 제하의 국민동의청원을 올린 소액주주연대 측 청원인은 "해당 조치 시행으로 인해 영업실질과 자산 건전성이 양호한 기업들마저 단기간 내에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라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주가 폭락과 함께 금융기관의 여신 지원이 일제히 중단돼 존폐 기로에 서게 되며, 90거래일 이내에 주가를 회복하라는 거래소의 조건은 정상적인 기업조차 이행하기 어려운 사실상의 퇴출 명령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원인은 시가총액이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영업실질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청원인은 "거래소의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약 400여 개 기업 중에는 자산 총계가 42조5천억원에 이르고, 매출 500억원 이상인 기업이 253곳,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인 기업이 231곳이나 포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실이 없는 이른바 껍데기 기업을 겨냥해 퇴출을 강제하는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 제도는 정상적인 고용과 매출을 유지하는 견실한 기업마저 단지 시가총액이 낮다는 이유로 퇴출 대상으로 내몰고 있어 이재명 대통령의 '좀비기업 퇴출' 발언의 본래 취지와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한편, 소액주주연대는 상장폐지 기준 2단계 조기 시행을 즉시 중단하거나 유예하고, 당초의 3개년 단계적 시행 스케줄로 제도를 복원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연대는 거래소가 신뢰보호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정편의주의적 재량권 남용을 멈추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을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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