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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위 홈플러스의 몰락… 온라인 전환+대형마트 규제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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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호점 홈플러스 대구점 문 열며 출발
업계 '신흥강자'로 부상해 20년간 가파른 성장
규제에 발목 잡히고 온라인에 밀려 파산 수순

홈플러스 간판. 정은빈 기자
홈플러스 간판. 정은빈 기자

대구 지역에서 출발해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까지 올랐던 홈플러스가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한때 대구에서만 9개 매장을 운영하며 이마트와 '2강 구도'를 형성했던 홈플러스는 어느새 반쪽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던 때 재정 문제 등으로 '디지털 시대' 준비에 뒤처진 데다 영업시간·출점 제한 같은 대형마트 규제에 발목을 잡힌 점이 위기 상태로 내몰린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후발주자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20여년간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국내에서 대형 할인점 사업이 시작된 건 1993년이다. 이마트가 당해 11월 1호점을 개장하며 이른바 대형마트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대형마트 확장기인 1990년대 후반 프랑스의 대형마트 체인 까르푸(1996년), 미국계인 월마트(1998년) 등이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삼성물산은 1997년 9월 대구 북구 칠성동 옛 제일모직 대구공장 자리에 1호점인 '홈플러스 대구점' 문을 열며 대형마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홈플러스는 공격적인 출점으로 매장 수를 빠르게 늘렸고, 지난 2008년 홈에버(구 까르푸)를 흡수하며 유통망을 대폭 넓혔다. 지난 2013년에는 전국 매장 139개, 매출 8조원대를 기록하며 대형마트 업계 2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홈플러스 대구점의 경우 개장 다음 해인 1998년 연 매출 2천억원을 넘기며 전국 대형마트 단일 점포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더해서 홈플러스는 문화센터와 푸드코트 등 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대형마트 복합쇼핑 전략을 선제적으로 펼친 사례로도 평가받았다.

◆업계 2위 홈플러스 쇠락

홈플러스는 설립 이후 여러 차례 지배 주체가 바뀌는 구조 변화를 겪었다. 1999년 삼성물산과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 합작법인 삼성테스코 소속으로 전환됐다가 2011년 삼성물산이 보유 지분을 테스코에 매각하면서 테스코의 완전 자회사가 됐다. 이어 2015년 테스코가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지분 매입금 5조8천억원에 더해 차입금 1조4천억원을 떠안으며 모두 7조2천억원에 홈플러스를 사들였다. 재무 부담이 커진 홈플러스는 2018년 자산유동화에 착수했다. 점포 매각이 시작되면서 2021년 6월 대구스타디움점이 문을 닫았고, 2021년 12월에는 '홈플러스 출발'의 상징이던 대구점마저 사라졌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동성 우려가 커지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1년 4개월 만인 지난 3일 회생절차 폐지가 결정되면서 파산 위기가 현실화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내당점과 동촌점·상인점 등이 연달아 문을 닫으며 대구 매장은 4개, 전국 매장은 67개만 남게 됐다.

◆낡은 규제에 성장 발목

홈플러스가 시장 변화 대응에서 뒤처진 점은 현재 위기를 맞은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이커머스 성장이 본격화하면서 소비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던 2010년대 중반 홈플러스는 자산구조 개선 등으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지 못했고, 디지털 전환도 상대적으로 늦어졌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선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출점 제한 등 규제가 대형마트 업계 위기를 키웠다고 지목한다. 정부는 지난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 시행하며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을 도입했다. 2011년부터는 전통시장 반경 1㎞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대형마트 출점을 제한했다.

특히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 점포 영업을 제한하는 건 24시간 영업과 새벽 배송을 앞세워 고속 성장한 이커머스와의 공정한 경쟁을 막는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패턴 자체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상황에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은 규제들로 인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유통업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홈플러스 인수자나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앞에 기업 정상화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정은빈 기자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홈플러스 성서점 앞에 기업 정상화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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