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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파트 한 채가 육아 쉼터로…예천 '0세 특화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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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경북형 공동체 돌봄 모델…예천 등 4곳서 운영
수유실·수면실·산모 회복시설 갖춰…돌봄·휴식·상담 한곳에
올해 5월까지 5천635명 이용…부모들 "혼자보다 함께라 든든"

예천군 공동육아나눔터
예천군 공동육아나눔터 '0세 특화반'에서 부모들이 영아와 함께 놀이 활동을 하며 육아 정보를 나누고 있다. 이곳에서는 부모들은 서로 육아 경험 등을 공유하고,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러운 공동육아가 이뤄지고 있다. 윤영민 기자

7일 오전 찾은 경북 예천군 호명읍 도청신도시 동일스위트더파크 111동 101호. 평범한 아파트 한 세대를 리모델링한 예천군 공동육아나눔터센터 '0세 특화반'이다. 엄마와 아빠, 아기들이 하나둘 도착하자 교사들은 미리 열린 현관문 앞에서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현관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먼저 도착한 아기들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복도까지 흘러나왔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쾌적한 실내 환경이 먼저 느껴졌다.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양쪽에는 안락의자가 놓인 수유실과 영아 전용 수면실이 마련돼 있었다. 거실과 방에는 골반교정기와 안마의자, 반신욕기 등 산모의 회복을 돕는 시설이 갖춰져 있었고, 영아 전용 스파와 다양한 장난감, 그림책도 눈길을 끌었다.

경상북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0세 특화반'이 영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든든한 돌봄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모의 돌봄이 필수적인 출산 직후부터 첫돌까지의 자녀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모델을 제시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0세 특화반은 지난해 8월 구미를 시작으로 예천, 안동, 상주 등 4곳에서 순차적으로 문을 열어 운영 중이다. 예천·구미·안동은 아파트 한 세대를 매입해 조성했고, 상주는 폐원한 어린이집을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있다. 각 센터에는 센터장과 돌봄교사, 간호사 등 3명이 상주하고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센터 이용은 물론 프로그램 체험까지 전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0세 특화반은 도내 0세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 실용적인 돌봄 정책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월평균 322명이던 이용객은 올해 상주에 센터가 추가로 문을 열면서 올초부터 5월까지 월평균 1천127명으로 크게 늘었다.

입소문 타고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하게 보였다. 놀다 잠이 든 아기를 수면실에 눕힌 한 엄마는 자연스럽게 안마의자에 몸을 맡겼고, 다른 엄마들은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저마다 휴식을 취했다. 한쪽에서는 아빠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고, 다른 방에서는 엄마들이 각자 아이를 안은 채 소소한 대화를 나눴다.

이곳에서 부모들은 아기가 울거나 잠에서 깨도 크게 서두르지 않았다. 센터 직원들이 부모들을 대신해 아이를 달래고 분유를 먹이며, 잠을 재우는 일을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먼저 쉬고 있는 부모를 위해 다른 부모가 자연스럽게 눈인사를 건낸 뒤 다른 아이를 돌봐주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생후 4개월의 첫 자녀와 이곳을 찾은 박현영(36·여) 씨는 "남편이 출근하면 하루 종일 혼자 아이를 돌봐야 해 지칠 때가 많다"며 "이곳에 오면 선생님들이 아이를 잠시 돌봐주기도 하고, 다른 엄마들과 자연스럽게 서로 아이를 봐주며 쉴 수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엄마는 "센터에서 전문가 선생님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자녀의 건강이나 발육 상태도 상담하면서 함께 확인할 수 있고, 각종 육아 지식까지 얻을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했다.

센터에서 자체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베이비 마사지와 오감 놀이, 요가, 이유식 만들기 등 각종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신청이 시작되자마자 조기 마감될 정도다.

경북도와 예천군은 그간의 운영 과정을 통해 확인된 성과와 장점은 확대하고, 현장에서 제기된 보완 과제는 개선해 '보다 실효성 있는 돌봄 모델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권인경 예천군 공동육아나눔터 센터장은 "엄마와 아빠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라며 "다양한 육아 프로그램은 물론 유아교육 전문가와 소아과 경력 간호사가 상주해 아이 발달과 양육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도 받을 수 있어 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예천군 공동육아나눔터
예천군 공동육아나눔터 '0세 특화반'에서 영아들이 오감놀이를 즐기고 있다. 센터 직원들은 물론 부모들이 함께 아이를 돌보고, 쉬도록 도움을 주며 공동육아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윤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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