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남권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팹(Fab)을 집중 배치하기로 하면서 대구경북의 산업 기반을 외면한 입지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정책연구원은 14일 발간한 대구정책브리프에서 "소부장 공급망과 연구개발(R&D), 전문인력 등 주요 산업 기반은 대경권이 호남권보다 우위에 있다"며 정부의 반도체 권역별 분업 구상에 대한 재검토를 제안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 등에 약 1천500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호남권에 약 800조원을 투자해 팹 4기를 조성하고, 충청권에는 첨단 패키징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남권과 대경권에는 소부장 혁신거점 역할이 배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경권 소부장 전문기업은 1천742개사로 호남권 329개사의 5.3배에 달했다. 정부 인증을 받은 반도체 소부장 전문기업도 대경권에는 26개사가 있지만 호남권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경권에는 SK실트론과 LG이노텍, 원익큐엔씨 등 주요 기업과 팹리스, 소재·부품·소자, 패키징·테스트 시설이 집적돼 설계부터 후공정까지 전주기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R&D와 인재 공급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2023~2024년 반도체 관련 국가 R&D 연구비는 대경권이 1천20억원으로 호남권 199억원의 약 5배였다. 반도체 관련 학과 입학정원은 대경권 3천682명으로 호남권보다 1.7배 많았다.
연구원은 부지와 전력, 용수는 정책 투자로 보완할 수 있지만 소부장 집적과 R&D, 인재 공급체계는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팹 입지 선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 공식 통계에 기반한 정량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을 대경권 초광역 협력의 핵심 사업으로 공동 육성하고, 정부의 팹 투자 계획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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