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의 마지막 경기 후 한 후배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잊을 수 없다. 스포츠 관련 케이블 채널이 직장인 이 후배는 경기의 아쉬움과 함께 이런 말을 던졌다.
"이제 세금 리그 정리할 차례네요. 왜 세금으로 프로구단 운영하는지 제가 축구 팬이지만 이해가 안 갔거든요."
처음에는 이 말이 너무 뜬금없이 느껴졌는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거대한 암시였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한국 축구에 어떤 난장을 만들었는지는 이미 다 밝혀진 사실이다. 축구협회와 더불어 가장 크게 욕을 먹은 곳이 있다면 김포FC를 필두로 한 시민구단이다.
당시 스포츠 전문기자인 박동희 '더 게이트' 대표가 지난달 30일 열렸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장에서 토해낸 사자후 덕분에 김포FC의 비리가 크게 공론화됐다.
그러면서 시민구단은 '축구인들이 한자리해 먹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한축구협회가 짝짜꿍해서 만든 혈세 낭비의 현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상하게 우후죽순으로, 특히 수도권에서 시민구단이 많이 생기긴 했다. 특히 올해는 K리그2에서 K리그1으로 승격하는 팀의 숫자가 최대 4팀까지 늘어나면서 '기회는 찬스'라는 식으로 프로 팀을 창단한 수도권 지자체들이 많긴 했다.
대구FC도 이러한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대구시가 대구FC에 지원하는 금액은 약 100억원으로 꽤 많은 자금이 투입되기는 한다. 그렇다고 대구FC가 '혈세 낭비의 현장'이라는 오명을 김포FC와 함께 뒤집어쓰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지금 대구FC는 대구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열리는 날 아이엠뱅크파크(대팍) 주변은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1만2천여 석에 달하는 대팍의 관중석 중 9천여 석 이상은 항상 차 있다. 올해 입장권 수입이 줄어들긴 했으나 대구FC 서포터즈 '그라지예'들은 이 부분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우리들의 축구단'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구FC가 원정경기를 가면 1천 명 이상의 관중이 원정경기장으로 달려가 주변을 하늘빛으로 물들인다.
여기까지 오는 게 대구FC 또한 쉽지 않았다. 창단 초에는 인기 없는 구단이었고, "야구가 인기 있는데 축구단은 왜 만드나"라는 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구시가 적절히 지원하고, 축구계의 고인물 중 한 명일 조광래 단장이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시민들도 '엔젤 클럽'과 '그라지예'라는 이름으로 물심양면으로 뜨거운 마음을 아끼지 않았다. 대팍에 울려퍼지는 응원가도 '탐쓴'을 포함한 대구에서 활동하는 인디 음악인들의 재능이 녹아 들어가 있다.
시민구단을 성토하려면 적어도 구단을 보유한 지자체가 지원을 적절하게 하는지, 그리고 지역민들과 구단 축구 팬들이 애정을 가지고 구단을 지켜봤는지 성토하는 사람들이 돌아봐야 한다. 적어도 시청 앞에 근조 화환 깔고 대절 버스 빌려서 상대 팀 원정석 매진시킬 정도의 열정도 없이 축구 팬이랍시고 시민구단만을 욕하는 건 옳지 않다.
여담이지만 후배에게 앞서 메시지를 받고 나서 "너네 채널은 시민구단 폄훼하는 여론 만드는 대가로 대한축구협회나 축구계 고인물들에게 광고비 얼마를 약속받았냐"고 전화를 걸어 되묻고 싶었지만 국제전화 통화료가 아까워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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