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법원에 도둑

*예부터 도둑의 대명사처럼 돼온 도척의 {도둑강의}는 언제 들어도 우습다.장자에 실려있는 이 얘기는 오늘의 {뭇도둑}도 경청할만한 가치가 있다. 도척의 부하중 하나가 "도둑도 또한 도가 있습니까" 하고 정중히 물은데 대한해답이다. *세상에 도가 없는게 있겠느냐. 실중에 소장된 물건을 부의로 넘겨다보지 않는 것은 성이고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이다. 반면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것은 의이며 가부를 판단하는 것은 지이고 고루 나누어갖는 것은인이다. 이 다섯가지가 구비되지 않고서는 대도가 될수없다. *이밖에도 대문을 열어놓은 집이나, 가난한 집은 털지 말라는 것을 의와 인으로 부연하기도한다. 어쨌거나 유가의 최고 덕목인 인의지성(례를 대신함)에다 용까지 보태놨으니 그야말로 적반하장식 대도의 길이 아니겠나. 몇몇 구전설화에는 이를실천한 도둑무리도 없지 않았지만 도둑은 어디까지나 도둑이었다. *세모에아주 겁없는 도둑이 법원청사를 {노략질}했다. 도둑들에겐 호랑이같은 존재인법관들의 요새에 뛰어들어 이방저방 뒤지며 사무실을 쑥밭으로 만들어놓은것이다. 정작 당한쪽은 금품도난이 없다하여 신고조차 않았다니 사법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이런 류의 도둑을 도척의 잣대로 잰다면 어디쯤에속할까. 이들은 도둑의 허울을 썼을망정 도둑이 아니라 법원청사의 보안검열을 시도한게 아닐까? 의심해 볼만하다. 세모의 액땜으로 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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