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월기행-단종의 한 묻은 역사의 땅

남한강과 동강이 태백준령을 휘감아 도는 강원도 영월은 단종이 비극적인 삶을 마친 곳. 청령포와 장릉, 보덕사, 관풍헌 등 단종애사를 간직한 유적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단종의 한이 서린영월로 가을 문화기행을 가보자.

영월군 남면 광천리에 있는 청령포는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봉된 뒤 처음으로 유배된 곳. 남한강과 산에 둘러싸인 천험의 귀양지인 이곳에는 단종의 자취가 서린 노산대, 관음송등이 있다. 청령포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노산대에는 단종이 한양을 그리며 쌓았다는 망향탑이 남아 있다.울창한 소나무숲 가운데에는 단종의 슬픔을 보고 들었다는 천연기념물 제349호 관음송과 외부인의 접촉을 금한다는 금표비, 단종 유지비각이 서 있다. 청령포에는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요금은어른 6백원, 어린이 3백원.

단종의 묘인 사적 제196호 장릉은 영월읍 영흥리에 자리잡고 있다. 17세의 나이에 사약을 받고숨진 단종의 시신을 엄흥도가 거두어 지금의 위치에 암장하였다. 그 후 2백년이 지난 숙종 24년(1698) 단종이 복위되면서 현재와 같은 왕릉의 모습을 갖추었다. 묘를 향해 절을 하듯 구부러진소나무가 많아 시선을 끈다. 주변에는 엄흥도 정려비각과 제사를 지낼때 사용했다는 우물, 정(丁)자 모양의 정자각이 있다. 입장료는 어른 5백원, 어린이 2백원, 주차료 1천원.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장릉을 나와 민가 사이로 난 좌측 길을 따라 6백m 정도 가면 월정사의 말사인 보덕사가 나온다.신라 문무왕 8년(668) 의상이 창건한 고찰로 처음에는 지덕사로 불리었다. 그후 단종이 유배되면서 세조 3년(1457) 사찰명이 노릉사로 바뀌었고 영조때 장릉의 능사로 지정되면서 보덕사로 개칭됐다. 현존하는 당우(堂宇:신불〈神佛〉을 모시는 집)로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극락보전과 목우실등 10여채가 있다.

단종이 생을 마감한 관풍헌은 영월읍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다. 지방유형문화재 제26호인 관풍헌은 조선초기 동헌 건물. 세조 2년(1456) 청령포에 큰 홍수가 나 단종이 이곳으로 거쳐를 옮겨 머물던 중 이듬해 10월 24일 사약을 받았다. 동쪽 옆에는 세종 10년(1428) 영월 군수 신숙근이 지은자규루가 있다. 본래 이름은 매죽루였으나 단종이 자신의 고뇌를 담은 자규시를 읊은곳이라 하여자규루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외 단종이 죽자 그를 모시던 궁녀들이 강에 몸을 던진 낙화암과 이들을 기리는 사당 충민사,사육신을 모신 창절사 등이 있다. 대구~중앙고속도로~안동~5번 국도~단양~595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영월이다. 소요시간은 4시간정도.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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