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옷·안경·귀고리에 하드웨어 부착

'입는(wearable) 컴퓨터 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안경이나 귀고리, 머리핀, 의복, 손목시계등 몸에 붙이는 모든 종류의 물건들을 컴퓨터화한 제품들이다.

윗주머니에 키보드가 달려 즉석에서 연주할 수 있는 양복, 센서가 부착돼 사용자의 신체·감정상태를 수치로 알려주는 귀고리와 신발, 무선전화기는 물론 전자우편과 컬러 디스플레이까지 갖춘손목시계 등.

지금 추세대로라면 입는 컴퓨터는 컴퓨터 역사에서 대형 컴퓨터, 데스크탑 PC, 팜톱(손에 들고다니는 컴퓨터)에 이어 당당히 네번째 위치에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입는 컴퓨터는 항공기 제작업체인 미국 보잉사가 미 국방부와 공동개발한 병사용 전투조끼에서시작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미디어연구소로 이어지면서 활성화됐다.

지난해부터 본격연구에 들어간 MIT와 관련기업들은 입는 컴퓨터를 일상생활과 의료 등의 분야로확대하기 위해 시제품 생산, 국제학술회의 개최, 심지어 패션쇼까지 벌이는 등 상용화에 몰두하고있다. 최근 일본 도쿄에서는 입는 컴퓨터를 소재로 디자인한 양복 50점이 선보여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기도 했다.

입는 컴퓨터의 상용화 분야는 사람 몸에 부착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PC의 하드웨어를 몸에 부착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판매까지 이뤄지고 있다. 대개 MMX펜티엄으로 CPU 233㎒에 메모리 64MB, 하드용량 2GB 등 어지간한 PC 못지않은 기능을 갖췄지만무게는 겨우 5백g 안팎이다. 머지않아 노트북 PC 가격대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전투조끼는 전투시 적으로부터 날아오는 총알의 속도와 방향까지 알수 있도록 전기전도성 섬유에전기회로와 음파감지장치 등을 내재한 기상천외한 제품.

또 교사들은 신체부착형 컴퓨터를 통해 학생들의 수업태도를 보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으며, 옷에 붙이는 특수회로 컴퓨터는 몸의 상태와 체온 등을 파악해 실내 온도조절장치를 자동으로 작동시킨다.

액정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안경은 일반 TV화면급의 해상도로 각종 정보를 보여준다. 의료용 안경의 경우 수술을 하면서 환자의 과거 의료기록을 검색할 수 있어 응급의료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입는 컴퓨터의 상용화에는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데이터 입력장치다. 일반 컴퓨터에서 키보드의 기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의 문제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음성인식기능이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간의 대화를 인식, 이해할 수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중인 것을 비롯, 많은 첨단업체들이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카네기 멜론대학 연구소는 필기체를 인식, 저장하고 이해하는 펜형태의 입력장치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종이에 간단한 메모를 하고 보내라는 단어와 전화번호를 적으면 펜이 컴퓨터에 팩스, 전자우편 등의 전송명령을 보내는 것이다.

또다른 과제로 전원공급 문제가 지적된다. 기존의 컴퓨터용 배터리는 4~5시간 정도밖에 사용하지못하므로 몸에 입은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MIT는이와 관련해 사람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컴퓨터 전원으로 변환시키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金在璥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