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얌체 공연기획에 멍드는 관객들

관객은 '봉'인가?

IMF한파 등 경제적 여건 악화로 공연계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으나, 일부 기획자들의 구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극장용 연극을 대극장에 유치, 관람료를 타지역보다 올려받는 등 관객 서비스 향상보다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8, 29일 경북대 대강당에서 공연된 연극 '엄마, 안녕'은 그 대표적인 경우. 서울에서 초연될당시 산울림소극장(1백30석)에서 1만, 2만원의 관람료를 받고 공연됐으나, 대구에서는 무려 2천석객석에 관람료도 2만, 2만5천원으로 올려받아 지역 관객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엄마와 딸의 혈육의 정을 소재로 한 이 연극은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작이 아니라 손숙, 정경순 등 배우 2명만 출연, 대사 위주 연기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이다.

이같은 소극장용 연극의 경우 출연 배우와 관객이 가까이서 호흡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것이 필수적이나, 지역에서는 대극장에서 공연돼 관람 분위기가 떨어지는데도 오히려 더 많은 관람료를 내게 한 것.

이 공연을 지역에 유치한 백두기획의 김동경 대표는 "서울의 소극장용 연극이 지방순회공연에 들어가면 입장료 수입 등을 고려, 중·대극장용으로 무대세트를 바꾸는게 관례"라며 "작품료와 공연장 대관문제 등으로 인해 경북대 대강당에서 공연했지만 사실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백두기획은 일부 타지역의 경우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김수미 모노드라마 '너를 보면 살고 싶다'도 대극장 무대에 올릴 예정이어서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한편 최근 예총 대구지회가 주최한 뮤지컬 '명성황후'도 당초 작품료 등을 이유로 관람료를 서울보다 비싼 7만원대로 정하려다 5만원이하로 낮췄으나, 부산지역 기획자와 공동으로 작품을 유치,대구의 대표격인 예술단체로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문곤 예총 대구지회장은 "예총 대구지회가 새로 시도한 연극 공연이라 어려움이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지역 관객과 공연계에 도움이 될만한 좋은 작품들을 직접 유치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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