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책-다음 정거장은 희망역입니다

잊혀진 지난 시절의 삶과 추억을 인형으로 재현해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던 이승은씨의 첫 산문집이다.

'다음 정거장은 희망역입니다'는 13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던 인형전 '엄마 어렸을 적엔…'과 같은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양푼 비빔밥과 불량 식품, 검정 고무신과 판잣집, 그리고 맹호부대 아저씨와 공장에 다니는 언니로 표현되는 우리의 60, 70년대. 그러나 남루하고 가난했지만 고등어 자반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뒷모습엔 정겨움이 있었다.

이 책에는 인형 작가로 살아온 그가 걸어온 삶의 편린들이 인형 사진들과 함께 은은한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다.

'다음 정거장…'은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첫장 '가난에서 배운 희망'편에는 월급이 6만원이던 신혼 시절, 가난과 추위속에서 연탄불을 갈며 쌓은 가족간의 사랑과 남편에 대한 애틋함을 회상한 글들이 담겨 있다.

이어 학원이 아닌 골목과 공터, 만화가게에서 놀았던 어린시절의 추억과 가난하게 인형만을 만들며 살아오면서 작가가 느꼈던 삶의 지혜 등을 담담히 적어 놓았다.

마지막 장 '인형일기'는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제각각의 인형마다 얽혀 있는 자신의 추억과 장면마다 담겨진 사연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모두가 튀려고 하는 세상에서 땅에 묻은 독에 담가 오랫동안 익힌 김치맛처럼 개운하다"며 이책을 평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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