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쏟아져서 세상 모든 추한 것, 2억달러 북송(北送)의혹까지 다 덮어버렸으면 좋겠다.
김대통령도 노(盧)당선자도 김각영 검찰총장도 똑같은 심정일 터이다.
여권의 '정치적 해결' 주문에 화답하듯 검찰은 대북송금사건을 수사하지 않겠다고 했다.
울고싶던 차, 지금 대통령과 다음 대통령이 때맞춰 뺨을 때려줬다는 뜻이다.
우리는 거듭 검찰의 직접 수사가 가장 빠른 길임을 믿는다.
문희상씨와 한화갑 대표까지 대통령의 '어제 말씀' 한마디로 실체적 진실이 상당부분 밝혀졌다고 했지만, 가당치도 않다.
도대체 '누가.어떻게.왜' 그랬는지 온통 궁금증 뿐이 아닌가? 노무현 청문회스타가 88년 5공청문회장에서 질타한 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법적개념도 모르면서 통치행위라고 마구 내질렀던' 그 통치행위도 합법의 테두리여야 함은 당연하다.
지금, 남북관계가 파탄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이 엄청난 사건에서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몇가지 의문들을 덮고갈 수는 더더욱 없다.
펑펑 쏟아지는 눈도 대지(大地)를 잠시 덮을 수있을 뿐이다.
우선 그 돈이 남북정상회담의 대가인지 현대측의 경협사업의 대가인지 분명치 않다.
둘째 하필 왜 2억달러인가? 상대가 금액을 적시하지 않고서야 그럴 수가 없다.
또 현대가 이 자금에 묻어서 장난친 돈이 있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이건 통치행위와도 상관이 없다.
셋째, 소위 수천억원의 '통치행위'를 하고서도 남북협상의 자세가 어째서 북고남저(北高南低), 우리가 늘상 기는 자세였는가? 도무지 알 수없는 대목이다.
야당의 모략질이라고까지 우겨댔던 2천235억원 송금건(件)을 김 대통령이 대선때 밝혔다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도 궁금하다.
검찰이 수사를 포기하면 결국엔 국정조사나 특검으로 간다.
그것엔 시한(時限)이 있다.
정치공방에 흐르게되면 진실규명은 그것대로 어렵고, 정치불신의 골만 깊어진다.
상생의 정치를 해야할 판국에 노 정권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고 '개혁은 저 먼곳에' 있게된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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