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히말라야를 찾는 한국인들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2월말까지 안나푸르나 지역은 그야말로 인종전시장이다.

미국, 캐나다 등 미주지역에서부터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지역은 물론 일본인들도 많다.

몇 년 전부터는 히말라야를 찾는 한국인의 수가 일본인을 앞질렀다. 날씨가 추운 겨울임에도 매일 한두팀의 한국인을 꼭 만날 정도다. 작년 한해 히말라야를 찾은 한국인 트레커들만 해도 2천명이 넘었다.

한국인들은 배낭여행 아니면 10여명 이상의 단체여행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단체여행의 경우 가이드, 셰르파, 한국음식 요리사, 포터까지 더해져 여행객 수를 능가하는 대규모 등반대가 꾸려진다. 외국인트레커들은 이미 그 규모에 주눅이 들기 일쑤다.

대구등산학교 23기 졸업생들의 모임인 이산맥(회장 백승호.45) 회원 16명은 백두대간 종주기념으로 안나푸르나를 찾았다. 40대 여성회원 5명을 포함 16명의 트레킹을 책임졌던 한건희 등반대장은 "푼힐에서의 해뜨는 설산의 장엄함이나 만년설로 둘러싸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의 경험은 숨이 막힐 듯한 감격입니다"고 탄성을 토해낸다.

영천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이경재(46)씨는 그냥 설산이 좋아 안나푸르나를 찾는다. 가이드 1명과 17일째 안나푸르나 산군을 다 둘러보는 라운딩을 끝내고 하산중이라는 그는 이미 네팔마니아가 되어 있었다. "작년 보라카니까지의 3박4일 트레킹이 너무 좋아 올해는 마음먹고 다시 찾았습니다. 아마 곧 다시 오게 되겠지요".

충북 영동의 공직 정년퇴직자들의 모임인 토요산악회 회장 임갑환(66)씨는 세계의 지붕에서 만년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것만 해도 몇 년은 젊어진 것 같다며 미소짓는다. 1년 6개월 전부터 적금을 부어 안나푸르나 산행을 준비해왔던 임회장 일행은 8박9일 일정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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