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 강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5분정도 가면 있는 금진리는 마치 요새같다.
인가가 맞닿아 있는 뒷 산을 따라 상당한 높이의 콘크리트 옹벽이 겹겹이 수백m 둘러처져 흉물스러울 뿐만 아니라 언뜻보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아 보기에도 아슬아슬하다.
이 옹벽은 영덕군이 공공택지개발차원에서 구축한 것으로, 그 위에는 분양택지 34필지(6천341평)가 있다.
군이 강구 삼사해상공원을 개발해서 남은 이익금 26억원과 군 예산 4억원 등 30여억원을 투자, 94년 12월 준공했다.
사업시 계획은 분양해서 투자금을 환수한다는 것.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10필지(6억8천800만원 정도)만 팔렸을뿐 24필지 4천229평은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삼사해상공원에서 번 이익금을 고스란히 까먹을 입장에 처해 있다.
이 마을 한 주민은 "기대한 외지인 유입은커녕 자연경관이 수려했던 동네를 군청이 회색 콘크리트로 덧칠, 완전히 망쳤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북 동해안 지역 공공기관이 무턱댄 공공택지 개발로 아까운 혈세를 날리고 있다.
포항의 모 건설업자는 "공공기관은 수요 예측 등에서 민간업자를 따라오지 못한다"면서 "특히 사업비를 고려해 분양가를 결정하다보니 미분양 등과 같은 결과가 빚어진다"고 지적했다.
포항 송라면 하송리에 위치한 전원마을 단지 사업도 마찬가지. 농업기반공사 포항시지부가 조성한 이곳은 2만2천546평 규모로, 지난 2000년 5월부터 67필지 1만1천800평 분양에 나섰으나 현재 고작 31필지만 매각됐다.
포항에 민간업자가 개발하는 택지가 수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계농지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오지의 농지를 사들여 사업을 하다보니 평당 30만원이라는 비교적 낮은 분양가에도 불구,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영덕군의 위탁을 받아 사업을 시공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 영덕군지부의 강구 하저리 문화마을 사업도 분양이 저조하다.
총 35억여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준공, 분양을 시작했으나 분양대상 30필지 2천744평중 현재 10필지만 팔린 상태. 영덕군지부 관계자는 "당초 완전 분양을 목표로 했으나 예상외로 호응이 적었다"면서 추가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영덕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모 업체 대표는 "공공기관도 분양이 잘 될 지역을 골라 개발, 민간업자와 경쟁해야지 이를 감안치 않고 한계지역이나 기관단체장 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사업대상지를 결정하다보면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며 문제는 그 손해가 주민들 부담으로 돌아오는데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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