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 폐기물 임시 저장고 안전관리 '의문'

울진원자력발전소의 핵폐기물 임시 저장고에 빗물이 스며드는 등 누수현상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본지 13일자 31면 보도)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빗물 유입이 수 차례 더 있었다는 원전 종사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울진원전 핵폐기물 처리 용역 업체의 직원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언론에 보도된 작년 7, 8월 집중호우시 빗물 극소량 유입은 극히 미미한 사항"이라며 "내가 직접 목격한 것만 해도 수차례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또 "작년 8월 집중호우 때는 저장고 주변 배수가 제대로 안돼 드럼저장지역에 물이 유입되기 직전의 위험한 상황까지 전개돼 직원들이 긴급 투입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직원 김모씨는 "작년 연초에도 저준위 저장고 벽면 3, 4곳에서 빗물이 스며들어 울진원전본부에서 시공사인 동아건설측에 긴급 하자보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보수도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고 증언해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내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직원 이모(가명)씨는 "2001년부터 관리 운영 용역을 맡아오고 있는 현대원자력 이전인 한국원자력 시절에도 문제의 제2저장고에서 빗물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회사 명칭이 변경되고 사주가 바뀌었을 뿐 직원들은 그대로 연계해 근무해오고 있는 만큼 1997년 준공 초창기부터의 근무자들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을 것 "이라고 했다.

직원 박모씨는 "시공 원청사인 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하도급업체 ㅌ건설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울진원전본부가 하자 보수를 요구해도 제 때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울진원전 내 제2저장고의 용량은 1만 드럼(드럼당 200ℓ)으로 13일 현재 저장량은 5천668드럼이며 이곳에는 방호복 등의 잡고체, 농축폐액, 폐수지, 폐필터 등 중·저준위 핵폐기물이 임시 보관돼 있다.

한편 울진군청은 13일 오후 주민자치과 원전담당과 총무과 민방위담당 등을 파견, 핵폐기물 임시 저장고 운영 실태 진상 조사활동을 벌였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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