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의 분권은...아키즈키 겐고 교토대 교수

아키즈키 겐고(秋月 謙吾) 교토대 법학연구과 교수는 "일본이 중앙집권적 시스템을 갖고 있고 관료제가 강하다는 점에서 한국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지방분권 개혁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후 50년 동안 지방자치제를 안정된 체제 아래서 발전시켜 온 일본과 달리 한국은 잦은 헌법 개정 등 법적·제도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의 지방분권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달라.

▲최근 분권화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은 중앙집권적인 시스템 아래의 평균적 발전 단계론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제는 지역별로 독자성과 개성을 필요로 하는 단계가 됐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주민 참여를 확대시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방의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도권 집중도는 인구면에서만 50%에 가깝다.

또 경제력 등 거의 모든 부분의 집중도가 70~80% 수준을 넘고 있다.

일본은 어떤가.

▲경제 불황의 심화로 일본에서도 도쿄 일극현상이 심화됐다.

오사카에 있던 기업의 본사가 도쿄로 옮겨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까지는 지역간 격차가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도쿄가 수도가 된 지 120~130년에 불과하다.

또 일본에서는 도쿄 중심 문화에 대한 저항감도 작용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지방의 문화를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도 크다.

따라서 지방은 자신들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길러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철저한 지방분권주의자인 노무현씨가 당선됐다.

그가 내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평가해달라.

▲추진된다면 한국에 큰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정치·행정기능만 옮긴다고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다른 분야의 기능이 잘 발휘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향후 일본의 분권추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지방자치단체간 통합의 필요성은 없는가.

▲중앙정부에서는 3천여개에 이르는 시정촌(市町村)을 2천개 정도로 줄이자는 움직임이 있다.

합병에 성공한 지방자치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확대해주고 있다.

어느 정도 합병 추세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정부 주도라는 비판도 있는 만큼 주민 스스로 합병의 필요성을 느끼고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