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무기 사찰활동을 벌여온 유엔 사찰단은 14일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제2차 보고에서 어떠한 대량파괴무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두고 전세계적으로 찬반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2차 보고에서 사찰단 책임자들은 그러나 이라크는 많은 의혹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애매한 평가를 내렸다.
생물, 화학무기와 미사일 사찰을 책임진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사찰단은 소수의 빈 화학탄두 이외에는 대량파괴무기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수의 금지된 무기들의 행방이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가 사거리 한도를 초과한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해왔다는 의혹은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고 확인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알 사무드 2를 변형한 미사일은 150㎞ 사거리 한도를 벗어나 불법 무기라는 결론을 내렸고 나머지 알 파타 미사일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핵무기 사찰을 지휘해온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현재까지 이라크의 핵무기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1차 보고 때와 마찬가지로 이라크가 핵개발 계획을 재개했다는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엔 사찰단이 확고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라크 대량파괴무기 보유와 비무장의지에 애매한 결론을 내리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안보리 이사국들은 아전인수식으로 사찰단 보고를 해석하면서 전쟁에 관한 기존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영국, 스페인 등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려 한 반면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은 사찰단을 강화하고 사찰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미니크 드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현 시점에서 무력의 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사찰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전쟁보다는 사찰을 통해 이라크를 무장해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유엔 사찰이 이라크의 위험을 감소시켰다면서 "사찰단에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월 장관은 이라크가 벌이는 속임수에 속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유엔결의 1441호에 규정된 심각한 결과를 고려해야 할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이라크의 평화적 해결은 안보리가 사담 후세인이라는 폭군에 맞서 노력할 때에만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전을 둘러싼 안보리 내부의 균열이 사찰단 보고로 해소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미국과 영국이 두번째 대이라크 결의안을 제출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기권을 확보해 프랑스를 고립시킴으로써 표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다음주 중 이라크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