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T 장삿속 급급 서비스 뒷전

KT가 올해 양대 주력사업으로 지정한 무선랜 서비스 '네스팟'이 13일 오후부터 14일 새벽까지 대구를 비롯한 서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접속 장애를 일으켜 큰 불편을 초래했다.

또 KT의 고객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되고, KT망 장애로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전산망이 마비된 것이 뒤늦게 밝혀지는 등 KT의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들이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민영화된 KT가 지나치게 장삿속에 집착,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품질개선은 뒷전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오후 3시20분쯤 KT 네스팟 서비스용 서버 하드디스크의 불량 때문에 유동 IP(인터넷프로토콜) 주소를 사용하는 6만2천명 가입자 중 5천700여 명에게 IP주소 할당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태가 빚어졌다.

KT는 20분만에 문제의 하드디스크를 복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일부 데이터가 손상돼 1천여 명의 고객들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14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14일에는 KT의 고객정보가 인터넷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어이없는 일이 밝혀졌다.

KT가 운영하는 특정 사이트(http://voc.kt.co.kr)에 접속할 경우 고객만족 관리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는 신규 ID를 제한없이 발급받아 KT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다.

신규 ID를 만드는 경우 KT 사원번호와 이름 및 부서명을 입력하게 돼 있지만, 입력사항을 실제 데이터와 비교해 사원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ID를 발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시내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부가서비스 가입 상황, 이력 조회, 주민등록번호, 이름, 고객등급, 장애발생 및 처리상황이 모두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 됐다.

더욱이 설 연휴 직후인 지난 3일 밤 KT 인터넷망의 장애로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와 혈액원을 잇는 VPN(가상사설망)이 5시간 동안 중단돼 채혈 및 검사 등 전산관련 작업이 중단됐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일부 혈액원에서는 검사 결과 출력을 하지 못해 수작업으로 혈액 공급 작업을 진행해야 했으며, 장애 발생 시각에 혈액검사 과정을 진행중이던 서울동부혈액원의 경우 검사과정이 중단됐다.

시민들은 "KT가 완전 민영화 됐으면 서비스의 질이 더욱 높아져야 하는데 실제는 오히려 정반대인 것 같다"며 "KT는 우리나라 정보통신 인프라의 중추기능을 맡은 기업인 만큼 서비스 향상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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