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단에서… 어린이 문화

요즘 아이들의 일상을 한번 살펴보자. 아침에 학교 갔다가 학교 끝나면 학원을 가고 학원에서 돌아오면 학습지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학습에 매달리다 TV 보다가 혹은 게임이나 채팅하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끝없는 반복의 연속이다. 또 다른 말로는 소비의 연속이다. 문화란 창조적 행위를 포함하는 사회적 습관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면 현재 아이들의 문화 현주소를 금방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문화를 창조하도록 유도하는 환경이 아니라 소비 문화를 일구어내도록 길들여져 있다. 게임을 통해, 비디오를 통해, 상품을 통해 끊임없이 소비한다. 이러한 구조를 만든 책임은 당연히 자본 만능과 어린이를 단순히 상품 판매의 매개자(소비자)로 보는 어른들 탓이다.

이러한 소비문화에 대항하는 대항문화도 없고 아이들만의 세계가 남아있던 자연에서의 추억도 없다. 인터넷이 대신하고 학습이 대신할 뿐이다. 더더욱 문제는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도 없고 어린이들의 주변 환경이 올바른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사라진지도 오래다.

비관적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가 금방 소비문화를 버리고 더불어 사는 어린이들만의 독특한 문화로 바뀌지는 않을 듯 하다. 돈으로 도배를 한 전시관 구경이나 돈으로 치장하는 아바타나 돈을 주고 받는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고구마 캐기, 땅따먹기, 술래놀이 같은 건 시시할 뿐이다.

휘황찬란하고 멋있어야 가치가 있고 거기에 눈길을 주는 아이들로 만든 우리 어른들의 책임을 통감하자. 점점 어른 흉내내는 어린이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른들의 자각이 먼저 따라야할 것으로 본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이므로 우리 어른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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