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개원이 급증한 가운데 경기침체, 지하철참사 등의 여파로 병.의원들이 유례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특히 경기에 민감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은 'IMF위기'때보다 환자가 더 줄었고 몇몇 개원의들은 의원 유지를 위해 야간당직의사로 부업을 하거나 종합병원 취업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형외과, 피부과 등이 밀집한 대구 동성로의 한 성형외과는 월 3천만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정상 운영되나 올들어 한 달 매출이 1천만원에 불과, 적자가 쌓이고 있다는 것.
인근 다른 성형외과 이모 원장은 "하루 종일 환자는커녕 상담전화 한 통 없는 날도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 아픈 곳이 있어도 참는 형편에 외모를 가꿀 여력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내과, 가정의학과 등에는 감기 환자까지 줄었다.
모 내과는 1~2년전까지 하루 환자 수가 70명 수준이었으나 최근 30여명으로 줄었다.
이곳 원장은 경영이 어렵게 되자 진료를 마친 뒤 야간에 종합병원에서 10만원 안팎의 일당을 받고 당직을 서고 있다.
병원급도 사정은 마찬가지.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은 외래 및 입원 환자가 지난해 보다 20%나 줄었다.
종합병원 중 경영상태가 건실하다는 한 병원의 경우 소아과, 산부인과의 환자가 의약분업 이전의 3분의1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병실 가동률이 50%도 안되는 병원들도 있다"며 "병원 경영난을 병으로치면 말기 암 상태이다"고 전했다.
이로인해 개원을 준비했던 대학병원 교수나 종합병원 봉직(월급)의사들은 계획을 취소하거나 보류 중에 있으며 일부 개원의들은 폐업을 하고 봉직의로 돌아가려는 'U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 만류를 해도 병원을 떠났던 교수들 중 일부는 대학에 빈 자리가 생길 경우 복귀를 타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의원 1천400곳, 병원 54곳으로 의약분업(2000년 7월 시행) 이전인 1999년초 의원 1천개, 병원 35개에 비해 무려 40~50%나 증가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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