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 현장의 노사 단체교섭이 유례 없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의 임단협 타결이 예년보다 크게 부진해 분규 폭증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등 공공부문까지 잇따라 분규 대열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지하철노조(노조원 1천33명)는 4일까지 사흘간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 96%에 재적 조합원 73%가 찬성했다며 파업 돌입 날짜 등 앞으로의 투쟁 일정을 오는 9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실행될 경우 동시에 진행된 투표에서 역시 파업이 결의된 부산.인천 지하철과 연대해 진행될 전망이며, 그럴 경우 대구 지하철은 1997년 개통 이후 첫 파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에서는 여기다 한국노총 산하 국민연금노조와 건강보험 직장노조가 투표 등 절차를 끝내 놓고 이 달 중 전면파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경북대병원 등 대구.경북 11개를 포함한 전국 140여개 주요 병원 노조가 가입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도 다음달 초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부문에서도 한국노총이 오는 30일 총파업을 선언했으며 상당수 노조들은 이달 말 일제히 파업에 들어가기로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에서는 대구은행 등 39개 금융기관 8만여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금융노조가 올 단체교섭을 조흥은행 매각과 연계해 총파업 불사 방침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우 10개 사업장 1천700여명의 조합원을 가진 금속노조 대구지부가 지난 3월부터의 교섭에 진전이 없다며 4일 오후 달성공단에서 공동투쟁 출정식을 가진 데 이어 오는 11일 쟁의조정 신청을 내는 등 파업 수순을 밟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이달 말 전국 동시 파업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의 임단협 타결률은 지난해 같은 시기의 절반 이하에 불과, 분규 발생 가능성이 훨씬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대구노동청에 따르면 대구.경북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임금지도 대상 사업장 582개 중 이 시점 임금교섭 타결률은 작년엔 38.5%였으나 올해는 18.6%(108개)로 나타났다.
노동청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근로자들의 요구는 커져 임금교섭이 타결된 사업장의 올해 총액임금 인상률은 7.1%로 작년 5.5%보다 높게 나타났다"며 "이런 상황때문에 경영상태가 좋잖은 사업장에서는 노사간 합의점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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