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영화속 민중의 삶 재구성 작업

'소설과 영화속에 투영된 대구.경북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와 인문과학연구소 등이 중심이 된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이 지역을 배경으로 삼은 문학작품과 기록영화 등을 통해 일제시대와 한국전을 거친 50년대, 그리고 근대화의 바람이 몰아친 60.70년대 지역민의 '삶의 흔적'을 재구성하는 작업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3년 계획으로 민중사 디지털 작업에 들어간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은 지난 13일부터 이틀동안 목포대에서 1년 동안에 연구성과를 점검하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 영남대 국문과 노상래 교수는 김원일씨의 소설 '마당 깊은 집' 등 문학 작품을 통해 근.현대 힘든 삶을 살던 대구 지역 서민의 모습을 추적하는 연구물을 발표했다.

노 교수는 "소설과 수필 등은 특성상 민중의 모습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장르"라며 "작가의 기억력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가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과거의 삶을 재구성하는데 있어 문학작품은 유효한 접근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예로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박경리씨의 토지는 당시 경남 지역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대표작이며 50년대 대구는 '마당 깊은 집'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당 깊은 집'은 한국전 당시 대구 중앙통과.향촌동.송죽극장 일대를 무대로 삼아 토박이와 피난민, 그리고 미군들이 어울려 지내는 당시 대구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한 장편 소설. 노 교수는 "장덕조의 '여자3대'와 서석달의 '승객들', 백기만의 '대구에서' 등의 작품도 지역을 관찰 할 수 있는 사료"라며 "향후 2년간 이상화.박목월.현진건 등 지역 출신 작가 12명과 타지역 출신이며 대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쓴 작가 8명을 중점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민중생활사연구단은 대구와 포항, 성주 지역의 모습을 담은 '대한 뉴스'를 통해 대구.경북의 과거사에 대한 실증 조사를 함께 펼 계획이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지원으로 매년 12억원씩 3년에 걸쳐 총예산 36억원을 들여 진행되고 있는 '20세기 민중사 연구' 프로젝트에는 전국 8개 기관에서 90명의 연구진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심포지엄에서는 영남대 김종숭 교수가 '포구 속의 식민지와 근대'란 주제로 구룡포 지역 민중사에 대한 연구물을 발표했으며 소설가 송기숙씨가 '민중의 삶과 소설의 상상력', 정진국씨가 '오발탄에 나타난 민중생활사'에 대해 각각 발표를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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